30거래일 연속 팔던 외국인, 이 주식은 1000억 샀다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0.04.20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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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인 펄어비스 대표가 지스타 2019에서 신작 4종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 펄어비스정경인 펄어비스 대표가 지스타 2019에서 신작 4종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 펄어비스


최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기록적인 '팔자' 행진 가운데서도 펄어비스 (31,900원 ▼150 -0.47%)를 1000억원 넘게 사들여 주목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5일부터 지난 16일까지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펄어비스 (31,900원 ▼150 -0.47%) 주식 108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에서 외인은 7061억원을 팔아치웠다.



코스피와 비교하면 격차가 더 크다. 이 기간 외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0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14조7638억원을 팔아치웠는데, 이는 2008년 6월 9일~7월23일(33일)에 이어 역대 2번째 최장 기록이다. 그러나 30거래일동안 외인이 펄어비스를 순매도한 날은 단 이틀(3월11일·4월8일)에 불과했다.

주가 흐름도 양호하다. 펄어비스의 주가는 올해 들어 지난 17일까지 11.66% 올랐는데,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5.23%)와 코스피지수(-12.88%) 변동 폭과 비교하면 선방했다.



전문가들은 펄어비스의 투자 매력으로 신작 기대감과 게임업종의 코로나19(COVID-19) 수혜 등을 꼽는다.

특히 펄어비스가 인수한 아이슬란드 게임 개발사 CCP게임즈의 '이브 온라인'이 지난달 중국 판호(게임영업 허가권) 승인을 받은 점이 강점이다. 이번 판호 획득으로 한국 게임사가 4년만에 중국 시장에 간접적으로 진출하게 됐다. 한국 게임업체는 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경제 보복조치인 한한령(한류 제한령)이 이뤄진 이후 2017년부터 신규 외자 판호를 받지 못했다.

30거래일 연속 팔던 외국인, 이 주식은 1000억 샀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브 온라인이 만료 전 서비스했던 2016년 연간 매출액이 150억원 수준으로 파악되는데, 이는 올해 펄어비스 예상 매출액에서 4%에 해당하는 비중"이라며 "최근 중국에서 공상과학(SF) 장르가 인기를 끌고 있고 CCP게임즈는 SF장르의 운영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안정적인 흥행을 달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작 기대감도 유효하다. 펄어비스는 배틀로얄 액션 게임 '섀도우 아레나'의 CBT(비공개 베타테스트)를 지난 17일부터 이날까지 진행 중이고, 이후 상반기 내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있다. 지난 1월 OBT(공개 베타테스트)를 종료한 '이브에코스'도 연내 출시 목표는 기존대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붉은사막', '도깨비', '플랜8' 등 신작 공개는 글로벌 파트너사와 진행될 가능성이 높으며, 시점은 코로나19로 인해 하반기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줄며 게임업종이 수혜를 입게 된 점도 호재다. 게임 플랫폼 스팀의 지난달 마지막 주 동시접속자 수(PCU)는 전주 대비 15% 증가한 2268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스팀의 유저 수는 2003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최초로 동시접속자 수가 2000만명을 돌파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국 모바일 게임 총다운로드 수는 지난해 평균 대비 약 80% 급증했고, 국내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수도 약 35% 늘었다. 이진만 SK증권 연구원은 "불황, 전염병 발생 등으로 내부 활동이 증가하고 성장이 둔화하는 기간에 게임 산업은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활동 침체기에 간편하고 저렴한 엔터테인먼트인 게임 이용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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