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형 라온시큐어 대표/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이순형 라온시큐어 대표는 20일 “라온시큐어가 독자개발한 생체인증 시스템을 사용자당 월정액을 받는 형태로 수출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오는 6월쯤 글로벌 시장에 생체인증 솔루션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수출하는 생체인증 솔루션(제품명 ‘원패스엔터프라이즈’)은 회사 임직원이 자신의 지문, 홍채 등 생체정보로 본인확인을 받고 그룹웨어나 e메일 등 기업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는 기업용 보안시스템이다.
판매방식 혁신 시도…“구독형 생체인증 보안서비스 첫발” 눈길을 끄는 것은 판매방식이다. 라온시큐어는 고객사 직원수에 따라 계정별로 월단위 과금하는 구독형 서비스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에선 인증솔루션을 공급할 때 고객사로부터 계약금액을 한번에 받고 추가 계약에 따라 매년 유지·보수도 진행하는 방식이지만 라온시큐어의 글로벌 판매방식은 넷플릭스 등 다른 B2B(소비자간 거래) 구독서비스처럼 기업이 계정수에 따라 매달 정액요금을 받는 구조다. 어도비의 포토샵 등 클라우드 SW(소프트웨어)도 보통 월 혹은 연 구독형 모델로 판매된다. 그러나 기업용 보안SW에 이같은 구독경제 모델을 접목한 사례는 드물다.
이순형 라온시큐어 대표/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美 기업 90%가 MS 그룹웨어 사용…2년여간 현지화 공들여 ‘원패스엔터프라이즈’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그룹웨어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라온시큐어는 미국 기업의 약 90%가 MS의 그룹웨어를 쓴다는 점을 감안해 맞춤형 개발작업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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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국내 보안업체들이 국내에서 만든 제품을 그대로 해외에 가져다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출했다면 라온시큐어는 글로벌 이용자 선호에 따라 화면배치까지 바꾸는 등 최적화에 공을 들였다. 구독형 서비스의 첫 공급대상은 일본 금융권 기업으로 별도 최적화 작업 없이 바로 공급이 가능하다.
이 대표는 “구독형 서비스로 전환할 경우 기존 고객을 잡아두는 ‘록인’(lock-in)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안정적 수익창출이 가능하다”며 “초기시장에 잘 안착하면 회사의 ‘퀀텀점프’(비약적 발전)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온시큐어는 2017년 미국 실리콘밸리 새너제이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며 북미시장에 진출할 채비를 했다. 국내 중소기업으론 드물게 생체인증 국제표준 단체인 FIDO(Fast Identity Online) 연합 이사회 멤버로도 참여했다. FIDO는 최근 애플까지 이사회 회원사로 가입하면서 삼성·구글·아마존·페이스북 등 ‘IT(정보기술) 공룡’이 모두 모인 의사결정기구가 됐다.
◇라온시큐어는?
라온시큐어는 소프트포럼(현 한컴시큐어) 창립멤버였던 이순형 대표가 2012년 사실상 창업한 모바일 보안기업이다. 최근 5년간 매출액 기준 연평균성장률은 25%에 달한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42.5%를 모바일 보안 제품 판매로 벌어들였다. 스마트기기 보급과 함께 국내 모바일 인증 시장에서 꾸준히 영역을 확대하며 매출액 기준 △2017년 212억원 △2018년 246억원 △2019년 304억원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