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뒤엔 400만명…EBS 온라인클래스 버텨낼까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20.04.1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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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중·고등학교가 고3과 중3부터 온라인 개학을 시작한 9일 서울 마포구 숭문중학교 교실에서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전국 중·고등학교가 고3과 중3부터 온라인 개학을 시작한 9일 서울 마포구 숭문중학교 교실에서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학부모 A씨는 14일 고등학교 3학년 딸의 온라인 등교를 위해 EBS '온라인 클래스'에 아침 일찍부터 접속을 시도했지만 로그인하는 데 한참 동안 애를 먹었다. 지난 9일 온라인 개학 이후 동시접속자가 늘면서 A씨 모녀처럼 거의 매일 원격수업과 전쟁을 치르는 학부모들이 많다.

'고교 서비스' 이틀째 접속 지연…EBS " 조치 중
교육 공영방송인 EBS 온라인 클래스의 시스템 안정성이 미증유의 온라인 개학 성공과 안착 여부를 가늠할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EBS 온라인 클래스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의 'e학습터'와 함께 온라인 학습을 관리하는 핵심 플랫폼이다. 그런데 온라인 개학(1단계 중·고등학교 3학년) 이후 시스템 오류가 빈발하면서 오는 16일 2단계 개학을 코앞에 두고 염려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날도 EBS 온라인 클래스 고교 대상 서비스에선 오전 9시45분부터 접속 지연 문제가 발생했다. EBS 관계자는 "온라인 클래스 홈페이지 고교 일부 지역에서 접속이 지연돼 복구하고 있다"며 "DB(데이터베이스)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장비 오류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에서도 "오늘도 (서버가) 터졌다", "로그인이 안 돼 답답하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전날 오전 8시 50분부터 오전 11시 30분까지 2시간 40분 동안 온라인클래스 고등학교용 페이지의 접속이 지연된 데 이어 이틀째 시스템 불안정이 재발한 것이다. 온라인 개학 첫 날인 지난 9일 로그인 시스템 오류를 포함하면 세 번째다.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전국 중·고교가 중3·고3부터 온라인으로 개학한 9일 고3 수험생이 서울 강서구의 집에서 원격수업을 듣고 있다.  '온라인 개학'은 이날 고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오는 16일 고교 1, 2학년과 중학교 1, 2학년 및 초교 4~6학년, 오는 20일 초교 1~3학년 학생이 순차적으로 원격수업으로 정규 교육과정을 시작하게 된다. 2020.4.9/뉴스1(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전국 중·고교가 중3·고3부터 온라인으로 개학한 9일 고3 수험생이 서울 강서구의 집에서 원격수업을 듣고 있다. '온라인 개학'은 이날 고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오는 16일 고교 1, 2학년과 중학교 1, 2학년 및 초교 4~6학년, 오는 20일 초교 1~3학년 학생이 순차적으로 원격수업으로 정규 교육과정을 시작하게 된다. 2020.4.9/뉴스1
16일 2단계 개학…312만명 더 온라인 등교
더 큰 걱정은 지금부터다. 이틀 후인 오는 16일 중·고 1, 2학년과 초등학교 4, 5, 6학년이 2단계로 온라인 개학한다. 지난해 교육통계연보 기준으로 모두 312만 7015명에 달한다. 1차 개학한 중·고 3학년 85만 8006명을 합하면 16일부턴 398만 5021명이 온라인에서 수업을 받는다. 원격수업 동시접속 인원이 지금보다 4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로그인 오류가 발생한 지난 9일엔 고3 29만여 명, 중3 21만여 명을 포함해 모두 67만여 명이 EBS 온라인 클래스로 수업에 참여했다. 접속 지연 사태가 재발한 지난 13일엔 오전 10시 기준으로 약 25만 여명이 온라인 클래스에 접속했다고 한다.

2차 개학 이후 전체 학생(398만여 명)의 절반만 EBS 온라인 클래스에서 학습관리를 한다 가정해도 200만 명에 가까운 학생이 동시에 접속·수강하는 셈이다. EBS는 300만명의 동시접속에 대비한 서버 확충을 완료한 상태지만 전례를 감안하면 로그인 오류 등 예기치 않은 대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14일 개편한 EBS 온라인클래스 홈페이지14일 개편한 EBS 온라인클래스 홈페이지
지역·학교 찾아 접속, 중앙→로컬 로그인 변경
EBS는 이날부터 온라인 클래스의 접속 지연을 줄이기 위해 중앙 방식의 로그인 시스템을 학교별 분산 방식으로 전환하는 대책을 실행했다.

전날까진 로그인 페이지(https://oc.ebssw.kr/)에 들어가면 EBS 초등·중학·고등 등을 클릭하는 시스템이었다. 그러던 것을 첫 화면부터 전국 시·도·군·구 등 지역과 초·중·고, 학교명을 차례로 선택해 학교별로 접속하는 시스템으로 바꿨다.

EBS 관계자는 "접속 트래픽을 분산하기 위해 밤샘 작업 끝에 학교별 분산 로컬 로그인 방식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지만 이날도 접속 지연 사태가 재발해 빛이 바랬다.

학습자료 업·다운 분리, 16일 오전·오후 수업분산
추가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 학습자료 업로드와 다운로드 서버를 분리한다. 교사들과 학생들이 고용량 학습자료를 동시에 올리거나 내려받을 경우 서버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어서다. 동영상 재생에 필요한 연결망도 약 70배 증설하고 강좌 신설 과정도 단순화했다고 한다.

교육당국은 2단계 온라인 개학 첫 날엔 학생들의 수업 시간도 오전과 오후로 분리하기로 했다. 전날 '4.15 총선' 투표소로 활용하는 학교는 16일 오전 방역을 거친 후 오후 1시부터 1교시를 시작한다. 오전반과 오후반 등으로 나눠 동시접속과 트래픽을 분산하는 효과를 위해서다. 전국 학교 1만1896곳 중 총선 투표소로 활용하는 학교는 6394개교(54%)다.

(서울=뉴스1) =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단계 온라인 개학을 앞둔 13일 경기도 고양 EBS 본사를 재방문, 개학 대비 준비 상황 점검 회의를 하고 있다. 전국 고 1∼2학년, 중 1∼2학년, 초 4∼6학년이 오는 16일 원격수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교육부 제공) 2020.4.13/뉴스1(서울=뉴스1) =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단계 온라인 개학을 앞둔 13일 경기도 고양 EBS 본사를 재방문, 개학 대비 준비 상황 점검 회의를 하고 있다. 전국 고 1∼2학년, 중 1∼2학년, 초 4∼6학년이 오는 16일 원격수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교육부 제공) 2020.4.1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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