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하이얼리어의 존 F.케네디 도서관 바깥에 신규 실업수당 신청 문서가 놓여져 있다./사진=AFP
미국의 고용시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역대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유럽은 코로나19로 수백만명이 직업을 잃게 됨에 따라 1000억유로 실업 지원대책을 마련했다. 남미는 21세기판 '마셜플랜'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3월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할렘가에서 한 남성이 '시티하베스트' 자원봉사자들이 마련한 음식을 가져가고 있다. 뉴욕은 코로나19 확진자수가 10만명을 넘어섰고, 외출금지령 등 봉쇄조치로 수만명이 직업을 잃었다./사진=AFP
미 노동부에 따르면, 3월 29일~4월 4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661만건을 기록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일자리가 줄었다는 의미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노동부가 이를 집계하기 시작한 1967년 이후 최고치 수준이다. 3월 중순부터 최근 3주간 누적 실직자는 1680만명에 달한다.
AP통신은 지난 3주간 미 근로자 10명 가운데 1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은 셈이라고 평가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코로나로 인해 3000만명의 미국인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업률은 4월 14%, 5월 16%에 달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미국은 실직자에게 최장 4개월간 한주 600달러의 실업급여를 지원키로 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2조2000억달러(약 2667조원) 경기부양패키지에 포함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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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3월 14일 워싱턴DC 스미소니언 국립동물원 문이 굳게 닫혀있다./사진=AFP
AFP통신에 따르면, 유럽 역시 코로나19로 수백만명의 실업이 일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은 9일(현지시간) 1000억유로(약 132조원) 규모의 실업 지원 대책 'SURE'를 내놨다. 기업이 해고를 단행하는 대신 근로시간을 줄이고, 줄어든 임금을 EU 차원에서 보전해주려는 것이다.
독일은 고용을 유지하되 근무 시간을 줄이는 조건으로 통상임금의 3분의 2를 지원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독일 경제기관들은 정부 지원 덕분에 올해 독일의 실업률이 전년대비 0.2~0.5%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해고 대신 고용을 유지하는 기업에 3개월간 통상임금의 최대 84%를 지원할 방침이다. 영국은 임금의 80%를, 스페인 정부는 70%를 지원한다. 유럽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온 이탈리아 정부는 임금의 80%를 보전하는 한편 90일동안 자국 기업의 해고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4월 9일(현지시간) 유로그룹 화상회의가 열린 가운데,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 집무실 TV 화면에 비친 마리오 센테노 유로그룹 의장/사진=AFP
국제노동기구(ILO)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올 2분기 전세계 노동자 근로시간이 6.7% 감소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이를 근로자 수로 환산하면 정규직 근로자 1억9500만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뜻이다.
ILO는 7일(현지시간) 낸 보고서에서 전 세계 33억명의 노동자 중 81%인 27억명이 코로나19 여파로 일자리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봉쇄 등으로 많은 기업과 상점이 근로시간·임금을 줄이고 해고를 늘린 탓이다.
올해 2분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1억2500명이 일자리를 잃고, 미국 2400만명, 아프리카 1900만명, 유럽 1200만명이 실직 위험에 처할 것으로 분석됐다. 가이 라이더 ILO 사무총장은 "노동시장 충격이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규모"라고 말했다.
신흥국에서는 21세기판 마셜플랜 주장까지 나온다. 마셜플랜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이 서유럽 16개국를 상대로 실행한 대외 원조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을 위한 마셜플랜이 필요하다"며 "개발과 협력을 위한 금융 지원이 이뤄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