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러시아 감산 합의"…기대 미달에 유가 급락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20.04.10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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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아라비아 왕세자/ AFP=뉴스1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아라비아 왕세자/ AFP=뉴스1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감산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에 당초 폭등했던 국제유가는 감산량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란 우려에 다시 폭락세로 돌아섰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사우디가 주도하는 OPEC(석유수출국기구)에 러시아가 중심이 된 10개 비(非)OPEC 산유국들까지 참여한 OPEC+의 회상 회의를 앞두고 사우디와 러시아 사이에 감산에 대한 큰 틀의 합의가 이뤄졌다.



당초 미국 경제방송 CNBC 등은 총 감산량이 일평균 최대 2000만 배럴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전세계 하루 원유 소비량(1억 배럴)의 약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당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요구한 1500만 배럴도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 소식에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장중 한때 12%나 급등했다.



그러나 이후 총 감산량이 1000만배럴 이하에 그칠 것이란 보도가 나오면서 WTI는 급락세로 돌아섰다. 결국 이날 WTI는 전날보다 2.33달러(9.29%) 떨어진 22.7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석유장관은 "오늘 OPEC+ 회의에서 감산량은 5∼6월 1000만 배럴, 7∼12월 800만 배럴, 내년 1월 이후 600만 배럴로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OPEC+는 사우디와 러시아의 의견 차이로 감산 연장 합의에 실패했지만 미국 셰일석유 업계의 피해를 우려한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으로 협상 재개에 합의했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미국도 감산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와 사우디가 증산이 필요 없는 시기에 생산량을 늘렸다"며 화살을 돌렸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올랐다. 이날 오후 3시39분 현재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금 가격은 전장보다 46.20달러(2.74%) 상승한 1730.50달러를 기록했다.

미 달러화는 약세였다. 같은 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54% 내린 99.58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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