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결전' 트럼프 적수 바이든, 지지율 앞선다지만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이상배 특파원 2020.04.0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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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사진=AFP


2020 미 대선에 도전장을 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민주당 경선에서 중도 하차를 선언하면서 오는 11월 치러지는 선거 구도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공화당) 대(對) 조 바이든 전 부통령(민주당) 으로 조기 결정됐다. 샌더스 의원을 물러나게 한 코로나19(COVID-19)가 대선에까지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지난 8일(현지시간) 샌더스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오늘 나의 선거 활동을 중단한다"며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을 위한 이번 싸움이 성공적이지 못할 것이라고 결론내렸다"고 밝혔다.



샌더스 의원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경선 초반 돌풍을 일으켰지만 바이든 전 부통령이 흑인 유권자 지지에 힘입어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서 뒷심을 발휘, '슈퍼화요일'에서도 승기를 이어가자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됐다.

미 전역을 휩쓴 코로나19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샌더스 의원은 그의 주특기인 대규모 집회를 열지 못하게 된 것이 경주를 떠나기로 한 결정적 요인이 됐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사실상 바이든 전 부통령으로 낙점됐다는 소식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버니가 빠졌다! (경선에 참가했던 급진 성향의) 엘리자베스 워런 때문이다. 그녀가 경선을 일찍 포기했더라면 버니가 슈퍼 화요일 당시 모든 주에서 이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버니의 사람들은 공화당으로 와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밖에도 샌더스 의원을 지지했었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 미 하원의원이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추측했다. 뉴욕타임즈는 이에 대해 "트럼프 발언에서는 샌더스 의원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경합을 벌였던 2016년처럼 민주당이 분열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게 드러난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에서도 '사회주의자'로 불리는 샌더스 의원보다 중도성향으로 평가받는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표결집력에 있어선 더 위협적인 존재다.

톰 페레즈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미국인들이 원하는 자질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를 무서워 한다"고 말했다.

지지율 조사에서도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 앞선다.

지난 8일 퀴니피악 대학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49%로 트럼프 대통령(41%)에 8%포인트 앞섰다. 지난 2~6일, 전화를 통해 유권자 2077명에 대한 조사한 결과다.

단 지난달 조사에서보다 격차는 좁혀졌는데 이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올라갔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퀴니피악 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52%, 트럼프 대통령은 41%였다.

CNN은 "대선은 인기투표가 아니다"라며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가 반드시 대선 결과로 이어지지 않음을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당시 여론조사에서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뒤졌으나 실제 선거에서 승부를 뒤집는 등 숨은 지지층이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의 현역 프리미엄도 무시 못 할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일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자신을 ‘전시 대통령’으로 포장하며 대선 유세장으로 활용 중이다.

실제로 갤럽은 지난달 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49%로 직전 조사 대비 5%포인트 높아졌음은 물론 집권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었다.

의회 전문지 더 힐은 향후 대선 과정에 대해 "한 가지 변수는 최근 몇 주간 전국을 뒤흔든 코로나19 대유행과 그에 따른 경제적 여파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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