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부담 늘어도 3명 중 2명 "당장 안 판다"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20.04.09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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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권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제공=뉴스1서울 강남권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제공=뉴스1


정부가 주택 공시가격을 상향 조정하고 종부세율을 인상해 다주택자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 부담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세금 부담으로 집을 팔기보다는 일단 보유하고 시장 상황을 관망하겠다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부동산 정보서비스 업체 직방이 어플리케이션 사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발표로 보유세 등의 부담을 느껴 매도를 고려하냐"는 질문에 '그대로 보유하겠다'는 응답률이 65.2%로 '매도할 생각이 있다'는 응답률 34.8%를 크게 웃돌았다.



매도 희망자도 절반 가량 '내년 이후 팔겠다'
설문에 참여한 1470명 중 공동주택 보유자 823명이 응답한 결과인데, 3명 중 2명은 보유세 부담이 있더라도 당장 팔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매물을 팔겠다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매도 시기를 묻자 '내년 이후'라는 응답률이 49%로 가장 높았다. 이어 올해 2분기(28.7%) 3분기(13.3%) 4분기(9.1%) 순으로 집계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당장 세금 부담으로 매물을 내놓기보다는 일단 보유하려는 움직임이 더 컸다"며 "2분기 매도를 고려한 응답은 재산세 과세 기준일인 6월 1일 이전이나 다주택자 10년 이상 장기 보유 주택의 한시적 양도세 중과 적용이 배제되는 6월 30일까지 팔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유세 부담 늘어도 3명 중 2명 "당장 안 판다"
중저가 주택 우선 처분할 가능성 높아
매도를 고려하는 아파트 가격대는 '3억 미만'이 35%로 가장 많았고 이어 3억~6억(26.2%) 6억~9억(17.8%) 순으로 조사됐다. 다주택자가 매물을 내놔도 입지가 좋고 가격대가 높은 '똘똘한 한 채'는 남기고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세가 크지 않을 것 같은 지역에 보유한 매물을 처분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함 랩장은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고 경기까지 위축되면서 공동주택 가격을 선도하는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하락, 세부담에 따른 매도 움직임이 있을 수 있지만 기준금리가 사상 최초로 0%대로 진입한 저금리 국면에서 무조건적인 매물 처분보다는 당분간 시장 관망세가 짙어질 전망"이라고 했다.


올해 정부가 발표한 공시가격(안)이 적정하냐는 질문에는 '적정하다'는 응답률이 34.7%, '그렇지 않다'는 응답률이 33.5%, '잘 모르겠다'는 응답률이 31.8%로 조사됐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직방 어플리케이션 이용자 1470명을 대상으로 3월 19일부터 31일까지 13일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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