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자' 샌더스 하차…바이든 vs 트럼프 대선 맞대결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20.04.09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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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버몬트)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버몬트)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며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전에 뛰어들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이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올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맞붙을 민주당 후보는 가장 강력한 '트럼프 대항마'로 꼽혀온 조 바이든 전 부통령으로 확정됐다.

샌더스 의원은 8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오늘 나의 선거 활동을 중단한다"며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을 위한 이번 싸움이 성공적이지 못할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어렵고 고통스러운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캠페인은 끝나지만 정의를 위한 투쟁은 계속된다"고 밝혔다. 그는 대권 도전은 포기하지만 정치 개혁을 위한 싸움은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민주적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급진 성향의 샌더스 의원은 2016년에 이어 올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도 출마하며 초반 돌풍을 일으켰다. 특히 백인 노동자와 20∼30대 청년층의 열광적 지지를 발판으로 민주당의 두번째 경선인 2월11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후 군소 후보들이 차례로 경선에서 하차하면서 샌더스 의원은 바이든 전 부통령과 2파전에 돌입했다. 그러나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 낙마한 온건파 후보들의 지지층이 바이든 전 부통령으로 결집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결국 민주당 전당대회 대의원 가운데 3분의 1을 뽑는 3월3일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밀리며 패색이 짙어졌다.

정치분석매체 리얼클리어 폴리틱스에 따르면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은 샌더스 의원보다 최대 30%포인트 이상 앞선다.

미국 최초의 사회주의자 대통령을 노리던 샌더스 의원의 꿈으로 이로써 또 한번 좌절됐다. 샌더스 의원은 2016년 민주당 경선에서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이번 경선에서 샌더스 의원은 부자 증세와 자사주 매입 금지, 공립대학 무상교육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또 지금껏 노년층에게만 제공돼온 공공 의료보험 '메디케어'의 적용 대상을 전국민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버니 샌더스가 빠졌다! (급진 성향의) 엘리자베스 워런 때문이다. 그가 경선을 일찍 포기했다면 (급진 지지층 결집으로) 버니가 슈퍼화요일 당시 거의 모든 주에서 이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과 민주당전국위원회(DNC)가 원하던 대로 끝났다. 사기꾼 힐러리의 낭패와도 비슷하다"며 "버니의 사람들은 공화당으로 와야 한다"고 조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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