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 의사도 힘들다'…코로나에 파산 위기 몰린 병원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0.04.0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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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2·3월, 중소병원 매출 급감…"의료전달체계 붕괴 우려"

대한지역병원협의회 소속 중소병원 올해 1월부터 3월 매출액 변화/사진=대한의사협회대한지역병원협의회 소속 중소병원 올해 1월부터 3월 매출액 변화/사진=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중소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급격히 감소하자 중소병원들이 경영난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중소병원의 평균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32.5% 감소했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코로나19 감염병 사태가 장기화되자 지역 중소병원들이 경영상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3월16일부터 23일까지 대한지역병원협의회 소속병원 227개소를 대상으로 손실규모를 조사했다. 조사대상 기관 중 62개소가 응답했다.

조사결과 지난 1월 일일 평균 외래환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8명 증가했다. 그러나 2월과 3월 평균 외래환자 수는 각각 44.5명과 88.9명 감소했다.



지난 1월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한 이후 지난 2월과 3월 확진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자 외래환자 수가 줄어든 것이다.

일일 평균 입원환자 수의 경우 1월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2.3명 감소했다. 2월과 3월은 각각 2.9명과 8.5명 줄었다.

환자 수가 감소하면서 의료기관의 매출도 타격을 입었다. 1월 평균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082만원 감소했다. 증감률로 계산하면 4.3% 줄어든 셈이다. 2월과 3월 평균 매출 감소액은 각각 8395만원과 4억400만원 감소했다. 2월과 3월 평균 매출 증감률은 전년 대비 각각 8.4%와 32.5%다.


반면 코로나19로 인해 의료기관의 비용부당은 더욱 커졌다. 마스크, 손세정제 등 방역물품과 선별진료소 설치 비용 등을 부담해야 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의료기관의 평균 추가 비용은 2202만원이다. 이중 '대진의사 및 간호사 고용비용'이 평균 3707만원으로 규모가 가장 컸다.

의협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확산된 2~3월에 매출이 더욱 급감한 것을 확인할 수 있고, 이는 의료기관 경영난의 심각성을 잘 나타내 주는 것"이라며 "현재 코로나19 차단을 위한 장비 구매 등 안전조치를 위한 추가비용의 대부분을 민간 의료기관이 떠안고 있어 의료기관의 상황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의협 중소병원살리기TF(테스크포스)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의료기관의 경영난 해소를 위해 정부에 △기업구호 긴급자금 투입 대상에 중소병원들을 배제시키지 않을 것 △중소병원에 대한 국세 및 지방세의 감면과 6개월 이상 유예 △소상공인 자영업자 긴급 경영자금과 동일한 수준의 초저금리 장기 운영자금 지원을 중소병원에도 시행해 줄 것 △고용유지지원금에 대한 특별지원 및 특별 인건비 지원 △요양급여 청구금의 조건 없는 선지급 등을 요구했다.

의협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병원들의 경영 악화가 구체화되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은 의료기관이 경영난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자칫 의료기관의 연쇄적인 도산이 의료전달체계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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