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 하루 전인데…스마트기기 못 받고, 연락 두절도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2020.04.08 16:12
글자크기

[온라인개학 D-1] 학교 현장 사상 초유 온라인 개학 앞두고 '긴장감'

코로나19 여파로 전국 초·중·고교의 개학이 미뤄진 가운데 30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휘봉고등학교에서 교사들이 온라인 원격수업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코로나19 여파로 전국 초·중·고교의 개학이 미뤄진 가운데 30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휘봉고등학교에서 교사들이 온라인 원격수업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9일 전국 중3·고3부터 온라인 개학이 시작됨에 따라 일선 학교들의 원격수업 채비가 한창이다. 코로나19(COVID-19) 감염 확산으로 개학이 한 달 이상 미뤄진 상황에서 학생들은 등교 대신 카메라 영상으로 새로운 담임교사, 학급 친구들의 얼굴을 마주하게 됐다.

8일 일선 학교에 따르면 전국 중·고등학교가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개학식과 오리엔테이션, 정상 수업 시간표의 막바지 점검을 진행했다. 중3·고3 학생이 첫 온라인 개학 대상이지만 상당수 학교에서 예행연습을 위해 1~2학년 학생 대상 원격수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스마트기기 전달 안된 곳도…급한 대로 학교 컴퓨터실 개방"
교육부는 온라인 개학에 앞서 학생들의 원활한 원격수업 참여를 위해 취약계층 학생에게 태블릿PC 등 스마트기기 대여를 서둘렀다. 경기, 인천, 세종, 충남, 부산, 대구, 광주 등 7개 교육청은 지난 6일까지 중3·고3 학생들에게 기기 대여를 이미 마쳤다. 나머지 서울을 포함한 10개 교육청은 이날까지 최대한 대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기기 수요가 많은 서울 지역 내 일부 학교에선 아직까지 스마트기기 확보와 대여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럽게 결정된 온라인 개학 탓에 학교에서 교육청에 예산을 신청하고 적정 사양의 기기를 구입해 학생에게 직접 전달하기까지 시차가 발생한 것.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감은 "스마트기기가 필요한 학생은 모두 파악했지만 기기 구입 과정에서 부품조달이 원활하지 않아 평상시보다 2~3배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며 "기기가 없어 수업을 듣지 못하는 학생에게는 (방역을 마친) 학교 컴퓨터실에 나와 온라인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안내를 마친 상태"라고 전했다.

"이틀~일주일 유예기간, 연락 안되는 학생도 관리해야"
제공=교육부제공=교육부
수업 첫날 오전 8시부터 11시 사이에는 주로 온라인 개학식과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된다. 온라인 영상을 통해 학생과 교사들이 만나 인사하고 새 학기 학교생활을 안내하는 시간이다.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데 필요한 프로그램 설치와 사용, 원격수업에서 지켜야 할 수칙 등에 대한 안내도 이뤄진다.

이후 새 학기 시간표에 따라 원격수업과 콘텐츠 중심의 녹화강의, EBS 강의, 과제물 수행 등이 적절히 배합된 수업이 이어진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하루 종일 원격수업만 진행하거나 EBS 혹은 녹화강의만 제공하지 않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고3의 경우 50분 원격수업도 실시간 출석 체크 이후에 20~30분 가량을 수업 진도에 할애하고 나머지는 토론이나 질의응답, 과제물 수행 등 학생들이 참여할 기회를 늘려 수업 집중도를 높이도록 하고 있다.

교육부가 제시한 원격수업 적응기간은 이틀이었지만 일주일간을 '유예기간'으로 삼고 학생 참여와 시행착오를 줄이는 방안을 고심 중인 학교들도 많다. 예컨대 원격수업을 당장 놓쳤다고 바로 '결석' 처리하는 게 아니라 뒤늦게 수업을 몰아서 듣고 보충해도 출석으로 인정해주겠다는 것.

일선 학교에선 원격수업에 참여하지 않거나 콘텐츠 수업을 자발적으로 듣지 않고 연락이 두절된 학생들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는 "개학을 앞두고 연락이 되지 않는 학생들이 있어 담임교사들이 직접 유선전화 등을 통해 소재를 파악하고 수업을 제때 듣도록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준비 시간이 길지 않았기 때문에 개학 후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그때 그때 대책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