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축출설'…코로나 대처 비판 들끓어

머니투데이 임소연 기자 2020.04.06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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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사진=AFP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사진=AFP


브라질에서 대통령이 사실상 축출됐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정부 공식 발표는 없으나 육군 참모 총장이 사실상 대통령으로 추대됐다는 소식이 흘러나온다.

5일(현지시간) 브라질 현지 언론 라방가르디아 등은 월터 브라가 네투 브라질 육군 참모 총장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대신 연방정부를 총괄하게 된다고 브라질 군사전문매체 데펜사넷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같은 결정이 가능하려면 연방정부 각 부처 장관과 군 고위 관계자, 대통령의 합의가 필요한데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이에 합의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여전히 대외에 대통령 직위를 유지하고 외교 관계 전면에 나서고 있다. 3일엔 저녁 관저를 나와 대중 목욕탕에서 목욕을 하고 마스크를 하지 않은 채 지지자들을 만나 웃고 있는 모습이 블룸버그통신에 찍혔다.



그러나 같은 날 아르헨티나 언론 엘데스타페 호라시오 베르비트스키 기자는 "브라질 고위 장군이 아르헨티나 장군과 통화하면서 브라질은 대통령의 결정을 따르지 않을 것이며 네투 총장이 `대통령`이 된다고 말했다"면서 "다만 이는 두 장군이 전화하면서 주고받은 비공식 대화"라고 했다.

4일 이탈리아 레푸블리카 신문도 "브라질 주요 언론 보도가 나오지 않고 있으나 현지에서는 쿠데타가 일고 있다는 소문이 떠돈다"고 보도했다.

축출설과 별개로 브라질 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은 들끓고 있다. 대통령은 코로나19 희생자가 늘어나는 와중에도 "미안하지만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그게 인생이다"라고 말하고 보건부 경고를 무시하고 공개적으로 "코로나19는 독감 같은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코로나19 대응 방식을 놓고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의회 및 지방정부 간 갈등이 지속되면서 브라질 정치권에서는 대통령 사임 주장도 나왔다. 좌파 야권은 아예 탄핵을 주장하고 있다.

브라질 상파울로주에서는 주지사가 "현 대통령은 나라를 이끌 자격이 없다"고 공개 비난하면서 세계은행(WB)에 코로나19 긴급 지원을 요청하기로 했다.

이에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대통령직 사임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과 지방 정부들은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강력한 사회적 격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경제 침체를 막기 위해 격리를 끝내고 경제활동을 이어가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다만 대통령 사임에 대해선 반대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가 1∼3일 15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 설문조사 결과 보우소나루 대통령 사임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59%로 과반을 넘었다.

사임해야 한다는 의견은 37%, 나머지 4%는 의견을 내놓지 않았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브라질을 이끌 능력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52%가 '그렇다'고 답했고 44%가 '아니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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