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부터…'코로나19 폭증' 이전처럼 사람들 돌아다닌다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김영상 기자 2020.04.08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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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여의도 봄꽃축제가 취소되고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 연장한 이후인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 많은 상춘객들이 벚꽃길을 찾고 있다. 2020.04.05.   mspark@newsis.com[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여의도 봄꽃축제가 취소되고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 연장한 이후인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 많은 상춘객들이 벚꽃길을 찾고 있다. 2020.04.05. [email protected]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4일까지 진행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인구 이동량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이전 수준에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통계청과 SKT의 모바일 빅데이터 기반 일별 인구 이동량 분석 결과를 토대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11주차인 지난 4일 인구 이동량은 1354만건으로 확진자 폭발시기 이전인 2월1일 1376만건과 비슷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특히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발표한 지난달 21일 1325만건을 기록한 뒤 28일 1302만건에 이를 때까지 감소 추세였으나 이후부터 다시 증가 추세로 바뀌고 있다.

2주 전부터…'코로나19 폭증' 이전처럼 사람들 돌아다닌다


늘어나는 인구 이동량…설 이후로 회귀
사회적 거리두기의 시작은 2월28일 대한의사협회의 제안에서 시작됐다. 당시 의협의 제안 기간은 1주일이었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장이 가세하면서 '해보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이튿날 브리핑에서 이 용어를 사용하면서 정부 메시지가 됐다. 2월29일 방대본 브리핑에서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증상있는 사람의 외출 자제, 손씻기, 기침예정 등 전파 연결고리를 중간에서 차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날은 하루 최다 확진자(813명)가 발생한 날이었다.

정부가 처음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언급한 이날부터 3월 초까지 실제 신규 확진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감염 후 증상이 나타나 전파력을 갖는 시기가 통상 5~7일임을 고려하면 3월 초까지의 신규 확진자 감소는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와는 연관성이 떨어진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후 확진자 감소 효과가 나타난 것이 오히려 캠페인 확산에 악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언급한 이후 인구 이동량은 오히려 증가 추세를 나타냈다. 2월29일 1014만건을 기록한 이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발표하기 전까지 3주간 300만건 이상 이동량이 늘었다.

완연한 봄날씨를 보인 22일 서울 한강시민공원 여의도지구를 찾은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며 오후 한때를 즐기고 있다.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완연한 봄날씨를 보인 22일 서울 한강시민공원 여의도지구를 찾은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며 오후 한때를 즐기고 있다.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사회적 거리두기 시작은 2월 말…장기화·기온·경제활동 영향 준 듯
집단감염 사례가 속출하고 지역 내 확산이 이어지자 정부는 지난달 21일 2주간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발표했다. 3주간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스스로 방어막을 쳤던 국민들은 또 한번의 자가격리 메시지에 서서히 빗장을 풀기 시작했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발표 후 1주차에는 증가세가 주춤했다. 하지만 줄어든 이동량은 20만건으로 비율로 따지면 1.7% 감소한 것이 전부다. 2주차인 3월30일~4월4일에는 다시 52만건이 늘었다. 소위 '약발'이 먹혀들지 않았다는 의미다.
날씨도 영향을 미쳤다. 영상 20도에 육박할 정도로 급격히 기온이 오르면서 '집콕'보다는 야외로 나가길 원하는 이들이 점차 늘었다. 주말 고속도로 통행량은 매주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먹고사는 일도 막막해졌다. 자영업자를 포함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종사자처럼 소득이 불안정한 이들이 먼저 타격을 받았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보다 더 심각하다"며 "임대료, 인건비는 다 나가는데 그야말로 아사 직전"이라고 토로했다. 최근 학원이나 태권도장 등 일부 자영업자들은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라며 운영을 재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2차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또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장기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는 효과가 낮을 수밖에 없어 정부 차원에서의 결단이 필요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박종혁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4주를 넘기면서 실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해외유입을 통해 확진자가 더 늘어나면 국민 피로감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개학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어갈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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