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교동 청년주택, 셰어형 미달 10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서울 역세권 청년주택 2차 공급 물량인 서울 마포구 '서교동 효성해링턴타워 역세권 청년주택' 일부 가구가 미달로 남았다. 지하철 2·6호선이 지나는 합정역 역세권에 들어서는 이 단지는 최근 주택 공개 행사를 열고 입주 전 계약 절차를 밟고 있다.
한 청년 수요자는 "모르는 사람끼리 무작위 추첨으로 같이 살게 된다는 게 어떤 면에선 문화충격"이라며 "좋은 룸메이트를 만나면 좋겠지만 위험부담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민간사업자도 셰어형에 한해 계약 후에도 입주를 포기하는 당첨자들이 늘 것으로 보고 가계약과 본계약을 따로 진행하고 있다. 2인이 부담해야 할 보증금과 월 임대료를 혼자 부담하는 조건으로 1인 입주자도 모집 중이다.
한 당첨자는 "카펫 개인청소가 불가능하다며 청소비를 따로 받고 필요도 없는 침대 2개와 탁자를 두고 가구비를 받더라"며 "월 임대료 32만원을 선택해도 월 60만원이 나가는데 기본 관리비와 전기가스는 또 별도로 나온다더라"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청약 당첨자 대부분이 계약을 포기하면서 민간사업자 측은 식사비, 청소비를 옵션비에서 제외하고 가구 렌탈비를 선택사항으로 조정해 재계약을 진행할한다는 계획이다.
역세권 청년주택 1차 물량인 '충정로 어바니엘 역세권 청년주택' 역시 정당계약 기간 중 민간임대 450가구 가운데 300가구 이상이 미계약으로 남았다. 생활 필수 가전인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이 설치돼있지 않아 당첨자들의 불만이 높았다. 오피스텔 규모에 맞춰 가전을 구입한다 해도 퇴거 시 처리가 곤란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서울시도 문제를 인정하고 이후 사업장부터는 생활가전을 옵션으로 적용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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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교동 해링턴타워 청년주택 조감도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청년들을 위한 정책이 청년들에게 외면을 받았다면 과연 본래 취지가 무엇이었는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며 "수요자들이 원하지 않는 것을 공급하고 '복지'라 하는 정부 정책은 잘못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끝내 청년 주거난 해소라는 기본 취지가 흐려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재계약 후에도 미계약분이 남을 경우 입주조건이 대폭 완화되기 때문이다. SH공사 관계자는 "미계약분에 대해서는 규정에 따라 선착순으로 입주자를 모집할 수 있으며 대학생, 청년, 신혼부부가 아닌 수요자에게도 공급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