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3일까지 자사주 매입 공시 건수는 376건, 누적 매입금액은 1조4279억원으로 집계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0건 5587억원보다 크게 늘어난 수준으로 금액 기준으로는 2.5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 자사주 매입이 급증한 것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주가 폭락 때문이다. 올해 1~2월 자사주 매입 공시는 61건에 불과했는데, 본격적인 폭락장이 시작된 3월 이후에는 315건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증시가 폭락 이후 최근 2주일 간 반등하면서 자사주 매입 효과도 서서히 빛을 보는 중이다. 많은 종목이 이 기간 주가가 올랐지만 자사주 매입을 실시한 종목은 대부분 전체 지수보다 높은 초과 수익률을 기록했다.
DB손해보험 (106,700원 ▼3,800 -3.44%)의 경우 지난 2월 255억원 자사주 매입을 실시한 이후에도 주가 하락이 계속되자 지난달 19일 추가로 926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공시했다. 이후 전체 시장이 반등하면서 DB손해보험 주가도 지난달 19일 2만3800원에서 지난 3일 3만4850원으로 46.4% 올랐는데, 이 기간 코스피 상승률(18.4%)보다 28.1%포인트 높은 수익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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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라홀딩스 (40,200원 ▼200 -0.50%)는 지난달 23일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공시했고 이후 주가는 44.4% 올랐다. 역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보다 28%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미래에셋대우 (7,690원 ▼110 -1.41%), 대한해운 (2,190원 ▲15 +0.69%), 아이마켓코리아 (8,650원 ▼20 -0.23%) 등도 최근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이후 코스피 상승률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주가 상승폭을 기록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44,300원 ▲100 +0.23%), 효성 (62,000원 ▼300 -0.48%), 유니드 (110,000원 ▲6,000 +5.77%), 뷰웍스 (29,100원 ▲450 +1.57%), 지누스 (12,590원 ▼90 -0.71%) 등도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 상승 효과를 본 기업들이다.
자사주 매입 기업들은 공시 이후에도 주가가 꾸준히 올라 단기적으로 대표지수를 초과하는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기업이나 자사주 매입이 예상되는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KB증권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 또는 소각을 실시했거나, 자사주 매입·소각량이 컸던 기업 중 PER(주가순수익비율)이 낮아 추가 매입 여력이 있는 기업들은 현대차, 현대모비스, 이마트, 현대백화점, 대신증권, 키움증권, 메리츠화재, KB금융, 하나금융지주, 신한지주 등이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 한도 완화로 주주가치 방어에 적극적인 기업들이 더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에 나설 수 있게 됐다"며 "최근 자사주 매입을 시행한 기업 중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들은 추가 자사주 매입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