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사진제공=클립서비스
그간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집단 모임 등에서 자제 분위기가 공연계에도 이어졌으나, 철저한 방역 검사와 마스크 쓰고 관람하기 등 감염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도 이 같은 일이 벌어져 올 한해 공연계 농사가 접힐 최악의 상황에 놓인 것이다.
앞서 ‘오페라의 유령’ 서울 투어는 배우와 스태프가 공연장 출입 시 열감지 카메라 및 체온 측정을 의무적으로 받았고 외부 음식물 반입까지 제한받았다. 관객과 배우와의 출입 동선도 분리했고 무대와 객석 사이 거리도 5m 이상 유지해왔다.
뮤지컬 '드라큘라'. /사진제공=오디컴퍼니
공연 전문가들은 ‘오페라의 유령’이 앞으로 남은 일정을 취소한다는 가정하에 100억원 정도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뮤지컬 전반이 받는 피해액도 수천 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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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원(뮤지컬평론가) 순천향대 교수는 “‘오페라의 유령’, ‘드라큘라’ 등 대작들이 취소되면서 업계에 주는 연쇄반응은 예상보다 심각하다”며 “한해 4000억원 뮤지컬 시장이 1000억원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뒤 시장이 반등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지금 정부와 방역 관계자들은 확진자를 가려내는 데만 몰두하고 확진자 낙인으로 새겨질 비난 여론으로 시장이 가파르게 위축된다는 것이다.
원 교수는 “코로나19에 효과적인 대응도 필요하지만, 문화예술 공연이 지닌 속성은 ‘칠링 이펙트’(과도한 규제나 압력으로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는 현상)가 강해 이로 인해 겪을 후폭풍이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며 “공연은 종교집단 모임과 다른 측면이 있어 ‘출구전략’이 어느 분야보다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뮤지컬 '아이다'. /사진제공=신시컴퍼니
원 교수는 “확진자 발표나 벌금 부과 같은 위기 상황 대처 매뉴얼 단계를 넘어 지금은 위기가 지나고 나서 이 산업의 씨앗을 말리지 않기 위한 중장기 대책을 우선 고려할 시점”이라며 “관련 인력들이 위기를 기회로 삼고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정부의 근본적인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