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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든 女, 등돌린 男…'2030' 젠더갈등 심화

머니투데이 유효송 , 김예나 인턴 기자 2020.04.06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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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대한민국4.0'을 열자][7회]④젠더의 진영

편집자주 대한민국이 맹목과 궤변, 막말 등으로 가득한 '타락한 진영의식'에 갇혀있다. 타락한 진영은 시위와 농성, 폭력 등을 일으키며 생산적 정치를 가로막는다. 이를 그대로 방치하면 대한민국에 미래는 없다. 타락한 진영을 없애고 '건강한 진영의식'을 회복해 대화와 협상, 타협 등이 가능한 정치를 만들어야한다. 그래야 '대한민국4.0'을 시작할 수 있다.
고개든 女, 등돌린 男…'2030' 젠더갈등 심화




저물어가는 이념 갈등의 시대에 2030은 ‘젠더’라는 또 하나의 균열을 마주한다. 기성세대의 진영 논리가 지역과 이념이었다면 젊은 층은 젠더 라는 신(新) 진영 갈등을 겪는다. 이들에게 보수와 진보라는 닳아버린 뭉툭한 가치보다 중요한 건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나의 생존과 현실이다.

오랜 시간 사회의 부차적 존재로 인식 받아 온 여성이 기존 사회 구조에 반발하며 권리를 주장한다. 여기에 남성들은 그간 누리던 가부장제의 혜택은 붕괴되지만 사회적 책임과 의무는 지워져 있다고 반발한다. 이렇게 각자의 논리만 내세우는 반쪽의 외침이 되어버린다.



고개 든 20대女, 등 돌린 20대男…커지는 반쪽들의 외침


사회가 다층화되면서 여성들의 요구도 달라졌다. 사회의 중심이었던 남성의 담론에서 벗어나 여성과 장애인, 성소수자의 인권 문제가 떠올랐다. 불평등과 혐오에 맞서는 여성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 2016년 ‘강남역 여성살인사건’을 추모하며 존재를 알린 이들은 대학가 성평등 문화 만들기에 앞장섰다.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 불합치’ 판결을 이끌고 불법 촬영물이 판치는 ‘웹하드 카르텔’·‘텔레그램 n번방’ 수사를 촉구한 주축도 젊은 여성들이었다.



‘이남자(20대 남자)’도 고개를 들었다. 이들은 ‘역차별’을 우려했다. 젊은 남성이 겪는 피해도 여성들 못지않게 크다는 논리다. 이들은 온라인 공론장을 중심으로 군대로 인한 정신적 피해와 연애·결혼 시 남성이 지는 경제적 부담, 여성 우대 정책에 따른 소외감 등을 호소했다.

‘이여자’와 ‘이남자’는 대화 대신 싸움을 택한다. 젠더 갈등이 격화되며 서로에게 등을 돌린다. 지난해 12월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조사에 따르면 20대 남성 10명 중 7명이 페미니즘에 반대한다. ‘페미니즘’ 용어에 격한 반감을 보이며 성차별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남성까지 겼다.

고개든 女, 등돌린 男…'2030' 젠더갈등 심화


대립을 넘어 '다층 갈등'으로…


2020년 현재 젠더갈등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국가가 젊은 세대의 고민과 증오범죄를 해결하지 못하는 동안 성별 대립은 소모적인 갈등으로 치달았다.

일부 남성들은 기득권으로서의 지위를 지키기 위해 여성 혐오적 발언과 비하로 상대를 일갈한다. ‘워마드’ 등 극단적 커뮤니티는 지나친 혐오·조롱으로 수차례 포털 사이트 검색 순위를 장악했다. 온라인 뉴스 댓글창은 혐오표현이 도배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대립의 층위도 다양해진다. 최근에는 ‘트랜스젠더 A씨의 숙명여대 입학 거부 사태’를 둘러싼 논란이 이 문제에 불을 지폈다. 한 목소리를 내던 여성들 마저 두 편으로 갈렸다. A씨 입학을 반대하는 이들은 다른 성별로 가장한 남성들의 성범죄를 근거 삼았다.

뉴스 댓글창은 편편으로 나뉜 사람들의 갑론을박과 그들 모두를 조롱하는 이들로 갈라졌다. 젠더갈등의 현주소가 여과 없이 드러나는 사이 A씨는 입학 취소를 결정했다.

2016년 5월 21일 서울 강남역에서 시민들이 '묻지마 살인사건'의 피해자를 추모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2016년 5월 21일 서울 강남역에서 시민들이 '묻지마 살인사건'의 피해자를 추모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파편 사회’ 막으려면 국가 역할 중요…‘방관자’ 벗어나야


‘젠더 전쟁’ 종식은 한철 과제가 아니다. 성별 간 대립은 기존 진영 대결 못지않게 복잡하다. 여성과 남성 사이 ‘기계적 중립’을 지키며 섣부른 화해를 권유하는 시도가 실패하기 쉬운 이유다.


우선 대립을 불러오는 균열의 사이를 메꿔야 한다. 갈등의 해결은 결국 정치의 영역이다. 현재의 정치권이 극단을 중도(中島)로 수렴하는 기능이 떨어지자 문제는 격화된다.

전문가는 젠더의 문제를 인식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내영 고려대학교 교수는 “젠더갈등의 주요 원인은 계급, 불평등의 심화, 세대 갈등, 지역 갈등”이라며 “여성들을 대변하는 정당이 없다는 것은 아직 한국사회가 젠더갈등을 본격적으로 의식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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