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밭까지 '갈아엎은' 이유…당신의 폰은 알고 있다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오진영 인턴기자 2020.04.03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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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131개국 이동 동선 보고서…韓국민, 식당·쇼핑몰 19% 줄고 공원 방문 51% 늘어

(삼척=뉴스1) 장시원 인턴기자 = 3일 오후 강원 삼척시가 맹방 유채꽃 축제를 취소했음에도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인해 유채꽃밭을 갈아 엎고 있다.(삼척시 제공)2020.4.3/뉴스1(삼척=뉴스1) 장시원 인턴기자 = 3일 오후 강원 삼척시가 맹방 유채꽃 축제를 취소했음에도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인해 유채꽃밭을 갈아 엎고 있다.(삼척시 제공)2020.4.3/뉴스1


# 강원도 삼척시는 3일 트랙터 4대를 동원해 상암 월드컵경기장 축구장의 5배가 넘는 5.5ha(5만 5000 제곱미터) 규모의 유채꽃밭을 갈아 엎었다. 지난 주말 200~300명의 외부 관람객들이 유입되면서 '코로나19 확산의 기폭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주민 우려가 커지자 특단의 대책으로 지역 축제를 취소하고 꽃밭을 제거한 것이다.

봄철 상춘객들의 꽃나들이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가장 큰 변수다. 실제 장기간의 '집콕' 생활을 못 견딘 한국민들이 야외로 몰리고 있다는 동선 분석 결과가 나왔다. 지난 달 말 한국인의 공원·해변·광장 등 야외시설 방문이 코로나19 확산 전과 견줘 50% 이상 늘었다고 구글이 3일 발표했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세를 차단하기 위해 지난달 22일부터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했지만 장기간 이어진 자가격리에 지친 국민들이 실내가 아닌 야외로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구글이 131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공동체 이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달 27~29일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스마트폰을 쓰는 한국 이용자들의 공원 방문은 코로나19 감염이 본격화되기 전인 1월 3일~2월 6일 사이 평균치에 비해 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29일 오후 휴일을 맞아 시민들이 봄바람에 벚꽃잎 휘날리는 대구 동구 금호강 둔치를 산책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기 위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에도 불구하고 휴일 금호강변이 상춘객으로 붐비고 있다. 2020.3.29/뉴스1(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29일 오후 휴일을 맞아 시민들이 봄바람에 벚꽃잎 휘날리는 대구 동구 금호강 둔치를 산책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기 위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에도 불구하고 휴일 금호강변이 상춘객으로 붐비고 있다. 2020.3.29/뉴스1
같은 기간 식당·카페·영화관·쇼핑몰 등 소매·오락시설 방문은 19%, 지하철·버스 등 교통 환승지는 17%, 직장 등 근무지 방문은 12% 줄었다. 마트 등 식료품점과 약국은 11%, 주거지는 6% 가량 늘었다. 종합하면 코로나19 확산으로 감염 우려가 큰 밀폐된 실내 오락시설 대신 넓고 개방된 공원, 일상에 필수적인 식료품과 마스크 판매점 등으로 동선이 바뀐 셈이다.

전세계 확진자가 가장 많은 미국은 같은 기간 음식점·쇼핑몰(-47%), 대중교통 거점(-51%), 공원(-19%) 모두 방문객이 크게 줄었다. 코로나19 사망자가 가장 많은 이탈리아는 음식점·쇼핑시설과 공원이 각각 94%, 90%씩 급감했다.

구글 보고서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위치기록 사용에 동의한 사용자의 동선이 기반이다. 모든 정보를 보여주는 완벽한 분석 자료는 아니지만 "공중보건당국의 다른 정보와 결합하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중요한 결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구글은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5일이 시한인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롯데월드몰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 19번 확진자가 송파구 대단지 아파트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일대 주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2020.2.10/뉴스1(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롯데월드몰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 19번 확진자가 송파구 대단지 아파트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일대 주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2020.2.1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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