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의 계절…철도·도로 공기업 잇따라 '비상경영'

머니투데이 문영재 기자 2020.04.0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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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도·SR, 책임경영계약 통해 수입증대·비용절감 추진…뾰족수 찾기 쉽지 않아

손병석 한국철도 사장(가운데)이 지난달 13일 대전 본사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경영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한국철도 제공손병석 한국철도 사장(가운데)이 지난달 13일 대전 본사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경영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한국철도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철도·도로 이용자가 급감하고, 경영이 악화하면서 철도·도로 SOC 공기업들이 시련의 계절을 맞고 있다. 공기업들은 잇따라 '비상경영'을 선언하면서 돌파구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어 정상 회복까지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진 부정적인 시나리오를 가정해 올해 KTX수송량과 고속도로 교통량이 각각 35%, 26% 감소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루하루 살얼음판"…코로나 5월까지 지속땐 6천억 누적손실
지난달 초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한국철도(코레일)는 3일 한 달째를 맞았다. 실적은 물론 방역상황을 매일 점검하고 있고 매주 금요일 비상경영위원회를 통해 수입증대·비용절감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지만 뾰족수 찾기가 쉽지 않다. 토·일요일 KTX 운행감축(58회) 카드도 꺼냈다. 한국철도는 경영위기 타개를 위해 최고경영자(CEO)와 사업부서장·지역본부장이 '책임경영계약'를 맺기도 했다. 사업부서장·지역본부장에게 책임을 부여하고 창의력을 발휘해 경영성과를 내라는 취지다.

한국철도는 코로나 사태가 이달 말까지 지속되면 누적손실액이 4500억원에 달하고 5월 말까지는 6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철도 관계자는 "요즘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라며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한국철도는 승객안전을 위한 역사와 열차에 대한 방역 강화, 사회적 나눔을 위해 임직원 임금반납, 임대료 인하 등에도 동참하고 있다.



SRT(수서고속철) 운영사 SR은 지난달 20일부터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했다. SR은 정부의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2월23일 이후 하루 평균 손실액이 10억원에 달한다. 재무건전성 악화가 불보듯 뻔하다. SR은 급한대로 복리후생비·소모품비 등 소모성 비용과 업무추진비를 50% 축소하고 자녀돌봄 휴가와 연차사용을 장려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아직 상황이 호전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SR도 경영목표 달성을 위해 대표이사와 상임이사·실장 간 책임경영계약을 맺고 자율적인 경영성과를 내도록 권한을 쥐어준 상태다.

허리띠 졸라매지만…재무건전성도 '빨간불'
한국교통안전공단도 지난 1일 권병윤 이사장 주재로 비상경영대책회의를 열어 준정부기관 처음으로 고강도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교통공단은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이후 현재까지 사업수입이 전년동기 대비 16% 감소했고, 약 2만1000명의 국가자격시험·안전교육을 취소·연기했다. 교통공단 관계자는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내부적으로 경상경비 30% 절감, 불요불급한 사업조정, 비용절감, 전방위 수입증대 방안 등을 추진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도로공사는 이미 지난해 12월 전임 사장이 사퇴한 뒤 사장직무대행 체제로 바뀌면서 비상경영에 돌입했고, 코로나19 사태가 발생 이후에도 일일보고와 상황모니터링 등을 지속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고속도로 통행량은 지난 2월 중순 이후 전년동기 대비 하루 평균 10~30% 정도 감소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사람들이 외출과 이동을 자제하면서 철도·도로 등 교통 이용객이 급감하고 있다"며 "교통 관련 공기업도 심각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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