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양의 외침 "아시아계 미국인, 바이러스 아냐"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0.04.02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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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 기고 "나서서 이웃 돕고 기증하고 기부금 조성하자"

/사진=AFP/사진=AFP


아시아계 최초로 미국 대선 경선에 참여해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던 앤드류 양이 최근 '코로나19(COVID-19)'로 말미암아 미국 사회에서 증폭되고 있는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차별적 시선과 부당한 대우에 일침을 놨다.

2일 앤드류 양은 워싱턴포스트 기고를 통해 "우리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바이러스가 아니다"라며 "치료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업가인 앤드류 양은 대만계 미국인으로는 처음, 2020 미국 대선에 도전장을 냈던 인물이다. '모든 18세 이상 미국인에게 매달 1000달러씩'이라는 보편적 기본소득을 공약으로 내걸고 민주당 경선에 참여해 돌풍을 일으켰지만 지난 2월 중도 하차했다.

이날 앤드류 양은 기고에서 "지난 몇 주 동안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신체적, 언어적 공격 보고 건수가 급증했다"며 "크라이스 텍스트 라인(Crisis Text Line)'에 상담을 신청한 아시아인 비율은 5%에서 160% 증가한 13% 수준으로 치솟았다"고 밝혔다. 일정 수준의 무시나 수준은 노골적 적대감이나 심지어 공격성으로까지 이어졌단 설명이다. 크라이스 텍스트 라인은 비영리 단체로 문자메시지를 통해 정신적 지원 활동을 벌인다.



앤드류 양은 본인이 직접 겪은 경험담도 소개했다.

그는 "지난 주 아내 및 두 아들과 함께 식료품을 사서 집에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며 "중년 남성 세 명이 식료품점 입구에 서 있었는데 한 사람이 나를 올려다보며 눈살을 찌푸렸고 그의 눈에 비난의 빛이 서려 있었다, 몇 년 만에 처음 느낀 것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우리는 모두 그 이유를 알고 있다"며 "코로나19는 사회와 삶을 파괴하고 있으며 사람들은 비난할 누군가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2월 초, 아직 경선에 출마 중일 때 누군가 나에게 '어떻게 하면 코로나19가 아시아인에 대한 적개심을 부추기지 않도록 할 수 있을까'라고 물은 적이 있다"며 "이에 대해 '가장 좋은 방법은 이 바이러스를 통제해서 더이상 문제시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답했었다"고 전했다.

2월만 하더라도 미국에서 코로나19가 큰 사회적 위기로 대두되기 전이었다. 현재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0여 만 명으로 집계돼 중국(8만 여명)을 넘어선지 오래고 전세계 최다 확진자 기록을 냈다.

이런 상황에서 앤드류 양은 자신의 기업가 출신다운 발상에서 인종차별을 극복할 수 있는 해결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덕적인 말만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고 미국 사회 일원으로서 행동하고 나서야 한다는 게 요지다.
그는 "우리는 그것과 어떻게 싸울지 알아내야 한다"며 "'인종차별주의자가 되지 말라'는 말로만으로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계 미국인들은 자신들이 미국인이란 것을 증명하기 위해 가능한 한 많이 군복무를 자원했었다"며 "지금은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 많은 이들이 우리가 해결책의 일부가 될 수 있단 것을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 의사들 중 17%는 아시아계로 그들은 (바이러스와의 전쟁의) 전선에 돌진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리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우리가 이전에 가보지 못한 방식으로 우리의 미국성을 받아들이고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나서서 이웃을 돕고 기구를 기증하고 투표하고 자원봉사를 하며 기부금 조성 단체를 조직하고 위기 종식을 앞당기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또 "우리가 해결책의 일부란 점을 증명하라"며 "우리는 바이러스가 아닌 치료의 일부가 될 수 있다"며 기고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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