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해진 트럼프, 美석유회사 달래기 나섰다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20.04.02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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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가격 급락으로 미국 셰일업체 '화이팅석유' 등 파산신청…"며칠 내 사우디와 러시아 협상 타결할 것"

다급해진 트럼프, 美석유회사 달래기 나섰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유가 전쟁에 '코로나19'발 수요 감소까지 겹친 상황에 빠진 미국 석유회사들을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3일 백악관에서 엑손 모빌, 셰브론, 컨티넨탈리소스 등 미국 최대 석유 및 가스회사 임원진들을 만나 석유파동을 막기 위한 대책을 논의한다.



미국 에너지업계는 코로나19로 원유 수요가 급감한데다 산유국들간 유가 전쟁이 겹치면서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번 주 유가는 배럴당 20달러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으며 20년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셰일업체 화이팅석유(Whiting Petroleum)는 이날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현금이 바닥난 가운데 자금 조달 비용이 치솟자 파산이 불가피해졌다. 캘론 등 일부 셰일 기업들도 최근 부채 재조정에 나서면서 줄도산이 이어질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원유에 대한 관세조치 등을 포함한 대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미국 선박이 항만에서 석유를 포함한 물자를 수송하는데 요구되는 법률 조항 면제 등도 논의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에너지 기업을 도울 방법은 제한적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과감한 정부 개입이 필요한지를 두고 주요 거대 석유기업과 중소형 독립 셰일 업체 간 시각차가 크기 때문이다. 엑손과 셰브론 등 대기업들은 정부 개입이 거시 경제 정책보다 효율적이지 않다는 입장이다.

산유국 간 증산 경쟁이 국제유가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 됐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 해법을 위해서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석유 산업이 황폐화됐다. 이를 예전처럼 돌려놓고 싶다"면서 "앞으로 며칠 안에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생산에 대한 협상을 타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하는 것은 러시아에 나쁘고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아주 많이 나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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