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혁 키움 감독이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키움의 테일러 모터(왼쪽부터), 제이크 브리검, 에릭 요키시.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손혁 감독은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을 마친 뒤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질문에 "다른 팀도 똑같은 상황이라 어쩔 수 없다. 그냥 선수들을 믿는 것밖에 없다. 선수들도 최대한 몸을 잘 만들어오겠다고 약속했다. 알아서 잘 준비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키움 역시 투수 제이크 브리검과 에릭 요키시, 야수 테일러 모터가 지난 26일 입국했으나 훈련에 합류시킬 수 없었다. 코로나19 1차 검사 결과 음성 진단을 받았지만 잠복기를 고려해 추가 2주 동안 숙소를 벗어날 수 없게 됐다.
손혁 감독의 목소리에서도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투수 출신인 그는 "사실 공을 던지지 않고 2주 동안 대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 선수 입장에서는 몸이 근질근질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할 것이다. 신체 밸런스 붕괴에 대한 우려도 있을 것이고 그동안 캠프서 몸을 잘 만들어놓은 부분도 걱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손 감독은 "두 명의 외국인 투수들에게 정상 공보다 약간 무거운 웨이트볼과 튜빙(고무 밴드)을 이용해 최대한 투구 감각을 유지하라고 당부했다. 캐치볼 수준의 효과가 나올 것 같다. 타자인 모터는 다른 팀 투수들의 영상을 보면서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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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손 감독은 외국인 투수들이 100%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막전에 임하게 되는 시나리오도 써놨다. 3이닝만 던지거나 불펜으로 시즌을 시작하는 방법, 1~2차례 로테이션을 거른 뒤 선발로 나서는 방법 등 여러 방안을 구상해놓은 상태다. 그만큼 머리 속은 복잡하다.
한편 KBO는 31일 10개 구단 단장들이 모이는 실행위원회를 통해 외국인 선수 격리 방침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현 상황을 볼 때 극적인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