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전국 초·중·고교의 개학이 미뤄진 가운데 30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휘봉고등학교에서 교사들이 온라인 원격수업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30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에 위치한 휘봉고에서 '온라인 원격수업'을 위한 시연이 진행됐다. 주요 교과목인 수학을 가르치는 교사가 책상에 앉아 출력한 예제를 놓고 설명을 하면서 문제를 풀어나갔다.
책상에 고정된 스마트폰 카메라는 문제풀이를 써나가는 선생님의 손을 비췄다. 이렇게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영상을 녹화해 편집을 거친 후 학생들에게 '녹화강의'로 제공한다.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실시간 강의는 '줌(ZOOM)' 화상회의 플랫폼을 활용한다. 역사 교사가 수업 교재로 쓸 파워포인트 파일을 올려 두고 노트북 카메라를 통해 화상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조현서 휘봉고 민주시민생활교육부장은 "'줌'을 활용해 교사가 일방적으로 수업을 진행하지 않고 학생들이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줄 필요가 있다"며 "새로운 플랫폼에 맞는 수업 형태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전국 초·중·고교의 개학이 미뤄진 가운데 30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휘봉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온라인 원격수업을 위한 수업 영상을 녹화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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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온라인 수업에 학생·교사 당황"휘봉고 측은 온라인 원격교육을 위한 인프라가 아직 충분히 구축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온라인교실 시범운영학교'로 지정돼 4월 6일 개학 일정에 맞춰 원격 강의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지난 25일부터 긴급히 온라인 교실 구축을 위한 준비에 돌입, 27일 교원 연수를 진행했다. 이후 EBS온라인클래스 구축방법과 수업 콘텐츠 제작, 영상 촬영 장비 안내 등을 통해 수업 콘텐츠를 만들고 업로드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시간이 촉박해 필요한 기자재를 구입할 새도 없이 기존 장비를 활용하다보니 스마트폰 카메라나 노트북을 활용해 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편집, 업로드하는 데 시간과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영상 촬영에 대한 교사들의 경험이 적고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있다는 점도 우려로 지적된다.
학생들도 준비 안된 원격 강의에 난색을 표했다. 휘봉고가 전교생 439명을 대상으로 지난 29일부터 이틀간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설문에 참여한 학생 209명 가운데 208명이 "스마트 기기를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학생들은 스마트폰(33.5%)이나 노트북(30.6%)으로 수업에 참여하겠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전국 초·중·고교의 개학이 미뤄진 가운데 30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휘봉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온라인 원격수업을 위한 수업 영상을 녹화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교육부는 그러나 코로나19 감염 확산세로 4월 6일 개학이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판단 하에 개학 추가 연기와 함께 '온라인 개학'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개학 추가 연기에 따른 학업공백이 가장 우려되는 고등학생들부터 중학생, 초등학생 등으로 온라인 개학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