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tvN
지금 우리는 또 다른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바로 tvN 목요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통해서다. 1화부터 ‘과연 누가 병원장 아들인가’라는 떡밥을 툭 던져놓더니 의외로 바로 정답을 알려줬다. 하지만 역시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다. 또 다른 떡밥들이 하나둘 던져지며 우리는 또다시 익숙한 미끼 주위를 맴도는 대어가 돼가고 있다. 정말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는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이 때문에 매주 목요일 밤 방송이 끝나면 각 커뮤니티에 원성이 자자하다. 주 1회 방송이라니! 이건 대한민국 시청자에겐 그저 충격과 공포일 따름이다. 우리는 그간 지극히 주 2회 방송이라는 한국 드라마 특유의 시스템에 길들어져 있었다. 아무리 PD가 사악한 엔딩 신공을 발휘하더라도, 다음날 방송이 있다면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더군다나 신원호 PD의 낚시 레벨이 강태공급이니 갈증이 더하다. 그간 수많은 예고편들로 시청자들을 들었다 놓았다 애태웠던 게 한두번이 아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도 여전하다. 그래도 1, 2화 때는 한 에피소드 안에 이야기를 종결시켜줬다. 하지만 3화는 이익준(조정석) 동생의 응급실행, 이익준의 이혼, 채송화(전미도)의 러브라인 등이 암시되면서 수많은 물음표를 낳았고, 양석형(김대명)의 불안한 모습을 예고편으로 공개하며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당연한 말이지만 편성은 방송국 권한이다. 주 1회 방송이 제작진에 안겨준 여유는 작품의 퀄리티를 상승시킬 것이다. 늘 그래왔듯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는 재미있는 작품으로 보답할 터다. 또한 주 1회 방송으로 좀더 오랫동안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만날 수 있으니 나쁜 점만 있는 건 아니다. 이번 시즌은 12부로 예정돼 있으니 만약 주2회 방송이었으면 종영이 금방 다가와 다음 시즌을 기다려야만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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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겨우 월요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목요일 오후 9시까지 기다리는 것. 이미 그물은 펼쳐졌고, 대어는 그 안에 걸려들었다. 배고플 때 먹는 밥이 세상에서 제일 꿀맛이라고 했던가. 참으로 슬기로운 주 1회 방송, 그리고 신원호-이우정 콤비다.
권구현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