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탄 맞은 극장의 미래는?

김형석(영화평론가) ize 기자 2020.03.2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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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의 시간' 넷플릭스행이 던진 파급효과는?



사진제공=리틀빅픽쳐스 사진제공=리틀빅픽쳐스





어제(23일)
영화 관련 타임라인에서 가장 쇼킹한 뉴스는 영화 '사냥의 시간'(감독 윤성현)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를 통해 관객을 만난다는 것이었다. 베를린영화제 초청 이후 극장 개봉을 하려 했던 영화는 코로나 사태로 개봉을 연기했고 결국은 OTT 선택했다.

'파수꾼'(2011) 만든 윤성현 감독의 번째 장편인 '사냥의 시간'은 이제훈 최우식 안재홍 박정민 박해수 등을 캐스팅 라인에 올리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전무후무한 전지구적 재난 상황 속에서 영화는 극장이 아닌 안방극장에서 관객과 만나기로 결정한 것이다. 물론 여기엔 수많은 일들이 결합되어 있다. 일단 해외 세일즈를 맡은 콘텐츠 판다는 국내 배급사인 리틀빅 픽쳐스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국제 분쟁의 여지가 상황이기 때문이며, 앞으로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지 두고 일이다.


코로나
시대에 극장이 파괴되고 있다. 이것은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극장은 두려운 공간이 되어 버렸으며, 관객수는 예년에 비해 1/5 수준도 되는 처참한 상황으로 떨어졌다. 원래 극장이라는 공간은 현실이 척박할수록 많은 사람들이 모여 위로를 받는 공간이었다. 공황기 미국인들은 셜리 템플의 미소를 보며 일상의 시름을 잊었고, IMF 시기 한국 관객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지금은 영화관 안과 사이의 경계가 사라지고, 영화관 자체가 위험한 현실의 일부가 되었다. 코로나 초기, 극장이 폐쇄되었을 우리가 느꼈던 심리적 충격은 대단했다. 1 내내 쉬지 않는 엔터테인먼트의 공간인 그곳의 영사기를 멈출 정도의 위급 상황! 이후 그곳은 넘게 황폐화되었고, 좀처럼 회복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현재
상황은 회복될 있는 수준이 아니다. 적잖은 기간 동안 이어지며 장기화될 것이다. 통계적으로 한국 사람은 1년에 4편의
영화를 보는데 2/4 분기엔 영화를 거의 보지 않은 셈이다. 그렇다면 공백이 3/4분기와 4/4분기에 채워질 있을까? 회의적이다. 그때까지 코로나의 여파가 이어지지 않기를 바라야 하는 상황이다. 2013년에 처음으로 전체 관객 2 명을 돌파했고, 2019년에 역대 최고 관객 수를 기록한 한국영화는 2020년에 2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물론 그런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이건 현실이며, 영화뿐만 아니라 문화 전반이 겪고 있는 일이다.





섣부를
있지만, ‘코로나 이후극장 상황에 대한 고민이 있다. 현재 우리가 지니고 있는, 공동체를 위한 배려와 희생의 정신이 극장가에서도 통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상황이 조금씩 호전되고 극장에 사람들이 늘어나 시즌에 돌입하게 , 아마도 치열한 배급 경쟁이 일어날 것이다. 과정에서 독과점 문제가 더욱 불거져 나올 수도 있으며, 결국 언제나 그렇듯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다. 오랜만에 극장에 나온 관객들을 맞이하는 것이, 예전처럼 두세 편의 영화로 도배된 상영표라면? 조금은 끔찍할 같다.

지금
극장이 겪고 있는, 한국영화 산업이 겪고 있는, 고통은 언젠가는 끝날 것이다. 하지만 상처는 오래 것이며 '사냥의 시간' 같은 안타까운 사례가 이어질지도 모른다. 이러한 희생이 무의미하지 않으려면, 시간을 통해 무엇인가를 배울 있어야 한다. 조금씩 영화산업이 회복되는 시기가 오면, 우린 속도를 가속시켜 정상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서로 도와야 한다.

한두 편의 영화가 선전한다고 해서 산업은 회복되지 않는다. 다양한 규모와 성격의 영화들이 어우러지며 함께 관객과 만날 있을 , 비로소 온전한 회복의 모습을 지니게 것이다. 힘든 시절을 겪은 우리의 극장이, 부디 이러한 상생의 모습을 지날 있길 바란다. 그리고 얼마나 데미지를 입을지는 없지만, 우리 사회와 경제 시스템 역시 코로나 사태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든 서로 도와야 회복할 있다는 소박한 교훈을 얻었으면 한다.
김형석(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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