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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덮친 코로나 불씨, '특급 호텔'로 옮겨 붙었다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0.03.2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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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항공 무너지며 전 세계 호텔산업까지 침몰 위기…국내 특급호텔도 유급휴직·영업중단 선언

/그래픽=이승현 디자인 기자/그래픽=이승현 디자인 기자




코로나19(COVID-19)가 만든 불황의 쓰나미가 여행에 이어 호텔까지 덮쳤다. 전 세계적으로 호텔산업이 생존의 기로에 놓인 가운데 국내 호텔도 예외는 아니다. 감염 우려로 고객 발길이 뚝 끊기며 중·소형 호텔 뿐 아니라 유명 특급호텔 마저 휘청이기 시작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이달 들어 '팬데믹(전 세계적 대유행)' 단계로 번지며 국내외 여행·비즈니스 수요가 급감, 국내외 호텔산업이 위기에 봉착했다.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인트라바운드(내국인의 국내여행) 3대 축이 무너지며 항공·여행산업과 연계된 호텔까지 여파가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글로벌 호텔들은 현재 영업난에 허덕이며 구조조정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계 최대 호텔체인 메리어트는 미국 내 고용인원 13만 명중 일부가 무급휴가에 들어간 상황이며, 고용 인원에 대한 정리해고도 논의 중이다. 힐튼 역시 워싱턴DC의 캐피털힐튼 등 일부 호텔의 영업을 잠정 중단키로 결정했다. 미국여행업협회(USTA)는 코로나 위기로 숙박·관광 관련 일자리 460만개가 없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호텔업계의 사정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최근 서울시내 주요 호텔들의 객실은 텅 빈 상황이다. 평소 60~70%에 달하던 서울 시내 특급호텔의 객실점유율(OCC)이 이달 들어 10~20%에 머물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코로나 사태 시작 전인 지난 1월 호캉스 인파로 주말이면 '만실'에 가까운 투숙률을 기록했던 것과 정반대의 모습이다.

/사진=AFP/사진=AFP
대면 서비스가 핵심이고 고용인원이 많고 임대료 등 고정비용이 큰 업태 상 유동성 위기에 놓였다. 치솟는 공실률로 수익이 바닥을 기면서 경영적자가 불어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에 따른 관광기금 융자금 상환유예 및 만기연장을 신청한 277개 업체의 상환유예(561억 원)를 결정했는데 이 중 호텔업체가 193개로 전체 상환유예 금액의 83.5%(468억 원)를 차지했다. 당장 융자 상환할 여력도 없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휴·폐업하는 호텔들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들어선 대형 특급호텔마저 휴업이나 긴축경영 카드를 꺼내드는 상황이다. 특급호텔은 통상 OCC가 60~70%를 유지해야 수익을 내는데 사실상 신규예약이 '제로(0)'에 수렴하고 마이스(MICE) 수요도 끊겨서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지난 19일 주주총회에서 "유통·관광 산업이 생존을 위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말한 것 역시 이 같은 업황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가장 먼저 고육책을 꺼내든 곳은 국내 최대 호텔체인 롯데호텔이다. 지난달 임원 급여를 3개월 간 10% 반납키로 결정한 데 이어 4월 한 달 동안 희망직원을 대상으로 유급휴직을 실시한다. 워커힐호텔앤리조트도 23일부터 한 달 간 그랜드 워커힐 서울의 객실 영업을 중단한다. 서울 시내 5성급 특급호텔의 영업중단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도 한 달 동안 2개조로 나눠 유급휴직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긴 커녕 전 세계적으로 악화되면서 특급호텔도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얼마 전 여행업을 관광숙박업이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지정되면서 중소형 호텔 뿐 아니라 대형호텔도 유급휴직 등 비용절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COVID-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며 국내 호텔업계가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급호텔들은 방역조치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며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뉴시스코로나19(COVID-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며 국내 호텔업계가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급호텔들은 방역조치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며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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