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한국과 통화스와프 재개해야" -WSJ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2020.03.18 16:59
글자크기

"타국과 통화스와프 확대안하면 미국에 부메랑될 것"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은행 관계자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091억7000만달러로 전월말 대비 4억8000만달러 감소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10월(4063억2000만달러), 11월(4074억6000만달러), 12월(4088억2000만달러), 올해 1월(4096억5000만달러) 4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2월 감소세로 전환됐다. 2020.3.4/뉴스1(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은행 관계자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091억7000만달러로 전월말 대비 4억8000만달러 감소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10월(4063억2000만달러), 11월(4074억6000만달러), 12월(4088억2000만달러), 올해 1월(4096억5000만달러) 4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2월 감소세로 전환됐다. 2020.3.4/뉴스1


미국 월가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때 한국과 체결했던 통화스와프 협정을 다시 맺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다만 미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유로, 일본 엔, 캐나다달러, 영국 파운드, 스위스프랑 외 새로운 통화스와프 체결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Fed’s Dollar-Swap Lines Need Further Emergency Expansion(연준의 달러 스와프 라인은 위기를 맞아 더 확대돼야 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한국, 브라질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때 맺었던 통화스와프 협정을 다시 체결해야한다고 밝혔다. 이 사설은 WSJ의 '월가에서 들리는 이야기(Heard on the Street)' 시리즈 중 하나다.



앞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위원회(연준·Fed)는 지난 15일 세계 5대 중앙은행에 대한 통화스와프 제공 조건을 완화했다. 이에 대해 WSJ는 "달러 조달 시장이 멈춰서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는 보다 넓은 범위의 국가에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 신흥시장이 특히 취약해보인다"고 언급했다.

통화스와프는 금융위기 등 비상시에 상대국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Fed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때 한국 등 14개 중앙은행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었다. 당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던 상황에서 Fed와 맺은 300억달러 규모 통화스와프가 위기 탈출에 큰 역할을 했다.



WSJ는 "연준이 통화스와프를 확대하면 타국 중앙은행으로 단기 달러대출이 늘어나고, 달러가 해외에서 고갈되는 경우에 대비할 수 있다"며 "통화스와프는 (한번 주고 끝나는) 구제금융이 아니다. 시장 환율에 따라 달러화 거래가 되고 해외 중앙은행이 그 돈을 갖고 뭘 하든, 그건 그 해외 중앙은행의 문제이며 연준이 신용리스크를 짊어지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세계에 달러 유동성이 많다면 좋은 일"이라며 "신흥국에 불황이 오면 미국산 제품에 대한 해외수요 감소로 악영향이 미국으로 그대로 돌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에 있는 달러부채에 대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피할 수 있는데도 이 디폴트를 초래한다면 미국인 채권소유자로서도 손해를 보는 일이 된다고도 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심지어 피에르 오틀립 공적통화금융기구포럼(OMFIF) 이코노미스트는 중국과도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으라고 권고한다. 중국이 달러 부족을 겪는다면 전세계 기축통화로서의 달러 또한 손해를 보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지금 중국 경제는 회복세에 들어선 것으로 보이지만, 혹시 두번째 전염병 발발 사태가 중국에서 일어나면 이 회복세는 당장 꺾이게 된다.

WSJ는 "존 코넬리 전 미국 재무장관이 유럽 재무장관들에게 '달러는 우리 통화이고, 문제는 너희들 문제(Our currency, your problem)'라고 발언했던 것은 오늘날 서로 깊숙이 연관된 세상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며 "해외의 달러 유동성이 고갈된다면 결국은 미국의 문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국제금융협회(Institute of International Finance)에 따르면, 신흥시장은 올해 1월 21일 이후로 600억달러가 넘는 자금유출을 겪고 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때 혹은 2013년의 일시적 긴축때보다 훨씬 더 큰 숫자이다.

미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유로, 일본 엔, 캐나다달러, 영국 파운드, 스위스프랑 외에는 통화스와프를 체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아시아 국가 위기가 확대되고, 세계금융시장 전반으로 위험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면 미국도 나설 가능성이 있으나 아직은 금융위험이 그정도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 통화스와프가 경제적일 뿐 아니라 정치외교적 수단이라는 점에서도 카드를 아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