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재택근무는 업무 성과와 효율에 따라 좋아하는 직원도 있고, 빨리 끝나기만 바라는 직원도 있다.
현재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주요 대그룹은 계열사별 상황에 따라 재택근무 대상과 기간을 탄력적으로 정해서 실시하고 있다. 같은 회사여도 팀별, 업무별로 재택근무 여부가 달라지기도 한다.
화상회의로 문제 해결, 초기 혼란은 넘어서
재택근무에 나선 직원들은 처음에는 보안서류 확인 같은 시스템 구축 혼란기를 겪게 된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 절약을 통해 얻은 자율성을 바탕으로 재택 근무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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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과장급 한 직원은 "미래 근무 환경에 대한 사전 대응이라고 생각한다"며 "도입 초반에는 어색했지만 다들 적응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 사태 이후 주요 기업에서 '화상회의'가 빠르게 자리 잡는 모습이다. 삼성SDS가 이달 초 이스라엘 기업과 화상으로 업무 협약을 체결한 것이 단적인 예다.
대기업 인사팀 관계자는 "상황에 따라 수시로 화상회의를 한다"며 "재택 근무 단점이 많이 보완된다"고 말했다.
모든 업무 온라인으로 하니 "일 많아졌다" 불만
그런데도 재택근무는 업무 한계가 분명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삼성전자 (77,600원 ▼400 -0.51%)와 LG전자 (92,400원 ▲900 +0.98%), 현대차 (241,000원 ▼8,000 -3.21%)는 상반기 신제품 기자간담회 등 각종 오프라인 행사를 전부 취소한 상태다.
신제품 출시 행사조차 평소대로 할 수 없게 되자 오히려 마케팅 부서는 더 분주해졌다. 현대차그룹은 신차 출시를 오프라인 간담회 대신 온라인 공개로 전환하고 있다. 기아차도 온라인 토크쇼 형식을 빌려 신형 쏘렌토를 출시 행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업무가 더 많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대중 행사를 준비하지 못하니 온라인으로 홍보해야 하는데 이를 기획하는 게 쉽지 않다"며 "업무가 더 늘어난 느낌"이라고 말했다.
"2부제가 좋은 대안" 목소리도
서울 구로구 콜센터 코로나 집단감염으로 밀집건물 감염 우려가 커지자 1주일 단위로 재택근무를 재연장하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 이에 따른 보안문제는 또 다른 골칫거리다.
한 디스플레이 업체는 VPN(가상사설망)을 통해 사내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해야만 인트라넷 접속이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노트북 화면에 직원 이름과 사번이 워터마크로 표시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대외비 유출 문제를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와 논의한 내용 등의 중요 자료는 한 번 유출되면 그걸로 끝"이라며 "집에서 대외비 문서를 다루기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재택근무에는 '효율성 저하'라는 꼬리표도 따라다닌다. 부서나 팀간 의사소통이 바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재택근무에는 업무량의 한계가 있다. 때문에 기업 상황별로 2부제 또는 당번제가 재택근무의 대안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부품업체 관계자는 "격일로 교대 재택근무를 하는 제도를 3주째 시행 중"이라며 "한 번씩 회사에 들어가니 집에서 할 수 없는 업무를 챙길 수 있어 2부제 또는 당번제가 효율성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