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은 또 '빅컷' 카드…한은 임시 금통위 '초읽기'

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2020.03.15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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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3월 FOMC서 최대 1%p 인하 전망 우세…한은, FOMC·추경통과 일정 감안 '정책공조' 나설 듯

(서울=뉴스1)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2020.2.27/뉴스1(서울=뉴스1)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2020.2.27/뉴스1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이번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열고 또다시 '빅컷' 카드를 꺼내들 전망이다.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한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은은 지난 13일 "임시 금통위 개최 필요성에 대해 현재 금통위원들 간에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현상황에서 임시 금통위 개최는 기준금리 인하를 의미한다. 최근 연준과 영국 영란은행이 임시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50%포인트씩 낮췄다.



금통위원들은 지난 12일 금통위 회의 직후 협의회를 열고 임시 회의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한국은행 대출 적격담보증권 확대' 안건을 의결한 직후였다.

금융기관이 한은의 금융중개지원대출, 일중당좌대출 등 대출 프로그램 이용시 내야 하는 담보 종류를 기존 국고채, 통화안정화증권 등에서 산업금융채권, 중소기업금융채권, 수출입금융채권, 주택금융공사 발행 MBS(주택저당증권) 등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한은은 당초에도 담보증권 확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예상치 못한 신용경색 우려에 시행 시기를 크게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담보증권 확대 조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시행되지 않았던 조치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금통위원들의 상황인식이 한층 엄중해졌고, 임시 금통위 개최 여부를 논의하는 데까지 이른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 최대 1%p 인하 전망…한은, 연준 결정 전후 0.25%p 내릴 듯
오는 17~18일(현지시각) 열리는 미 FOMC 회의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최대 1%포인트 내리는 '빅컷' 카드를 또 쓸 것으로 전망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각)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내릴 확률을 32.1%, 1%포인트 내릴 확률을 67.9%로 반영하고 있다. 1%포인트를 내리면 제로금리(0.00~0.25%)에 도달하게 된다.

연준의 빅컷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한은 사정은 다르다.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1.25%다. 비기축통화국으로서 실효하한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실효하한은 통화정책 효과가 제한되거나 자본유출 등 부정적 파급효과가 커지는 금리인하 마지노선을 말한다.

한국 기준금리 실효하한은 0.50~1.00% 수준으로 추정되는데, 실효하한을 0.50%로 가정하면 앞으로 금리는 최대 3번(0.25%포인트 인하시) 내릴 수 있다. 임시 금통위가 열릴 경우 기준금리 인하폭은 0.25%포인트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준금리) 하한선은 0.50% 정도로 여유공간이 많지 않다"며 "이제 미국이나 유럽 쪽에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퍼지고 있는 상황에서 얼마 남지 않은 수단을 소중하게 써야 하고, 적어도 한국이 환율측면에서는 신흥국으로 분류되고 있다는 사실도 유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시 금통위 개최 시기는 연준의 FOMC 전후로 예상된다. 정책공조 효과 극대화를 위해 오는 17일로 예정돼있는 추가경정예산안 국회 통과 일정에 맞춰 회의가 열릴 가능성도 있다.

(서울=뉴스1)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경제·금융 상황 특별 점검회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보고를 경청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3.13/뉴스1(서울=뉴스1)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경제·금융 상황 특별 점검회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보고를 경청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3.13/뉴스1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3일 경제·금융상황 특별점검회의를 소집하고 현 상황을 '비상경제시국'으로 규정하고 정책당국에 "전례없는 대책"을 주문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주열 한은 총재도 참석했다.

회의 후 열린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에는 이 총재를 비롯한 재정, 통화, 금융당국 수장들이 참석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충격 최소화 방안을 논의했다. 금융위는 당일 공매도 규제 강화책을 내놨다.

기재부는 긴급 거금회의 후 "참석자들은 현상황에 대한 엄중한 인식을 공유하는 한편 비상경제시국을 돌파하기 위해 재정, 통화, 금융정책 당국 간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데 인식을 함께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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