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 13만원' 5G요금제 누가 쓸까

머니투데이 김주현 기자 2020.03.14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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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pexels/사진제공=pexels


월정액 13만원씩 내는 5G(5세대 이동통신) 요금제가 등장했다. 이통사들은 고객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혜택을 추가한 신규 요금제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용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중저가 요금제 개발엔 소극적이면서 고가 위주로만 요금제를 편성한다고 불만이다.

5G 초고가요금제 등장…“고객 선택 폭 넓힌 것” VS “월평균 수익 늘리기” 편법
KT (41,800원 ▲100 +0.24%)LG유플러스 (9,870원 ▼70 -0.70%)는 최근 월 13만원 짜리 5G 요금제 상품인 ‘슈퍼플랜 프리미엄 플러스’와 ‘5G 시그니처’를 각각 출시했다. 이들 요금제는 모두 오는 5월31일까지만 가입할 수 있는 프로모션 상품이다. 3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요금제를 판매한 다음 고객의 반응이 좋다면 정식 요금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앞서 SK텔레콤은 월정액 12만5000원 짜리 요금제 ‘5GX플래티넘’을 내놨다.



이통 3사는 고객들의 선택 폭을 확대하기 위해 고가 요금제 라인업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가족간 데이터 공유나 키즈요금제 할인 등 이들 고가 요금제가 제공하는 혜택을 따져보면 전체 가계 통신비 절감 측면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논리다. 가령, LG유플러스 ‘5G 시그니처’ 상품의 경우, 기존 최고가 요금제보다 테더링·쉐어링·가족 데이터 제공량이 각각 10GB씩 많다. 또 월 2만2000원의 키즈폰 요금제를 24개월 동안 함께 무료 제공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월정액만 보면 비싸다고 느낄 수 있지만, 월정액 2만2000원의 키즈 요금제를 24개월동안 무료로 제공하고 이어 자녀가 있는 고객이라면 오히려 이 요금제를 선택해서 통신비를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5만5000원 이하 중저가 요금제는 출시하지 않고 고가 요금제 라인업만 확대되는 것을 두고 볼멘소리도 나온다. 결합 할인이나 가족 데이터를 주고 받지 않아도 되는 1인 가구의 경우 등은 굳이 최고가 요금제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아직 5G 서비스 커버리지와 품질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인데도 이통사들이 가입자당 월평균 수익(ARPU) 높이기 경쟁 차원에서 고가 요금제 위주로 편성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5G 가입자 증가세 주춤…중저가 요금제는 언제쯤?
5G 가입자 증가 추세는 올들어 한풀 꺾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5G 가입자는 495만8439명으로 집계됐다. 상용화 이후 처음으로 월별 순증 가입자수가 30만명 이하로 떨어졌다.

5G 전용으로 출시돼 기대를 모았던 갤럭시S20 시리즈가 초반 흥행 부진에 시달리면서 올 상반기까지는 가입자 증가세가 지지부진할 전망이다. 전국에 걸친 커버리지 확보에 아직 시일이 더 걸리는데다 건물 실내 서비스 만족도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발표한 ‘5G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이용자 76.6%가 5G 이동통신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5만5000원 이하 중저가 요금제가 없다는 점도 5G 가입 진입장벽을 높이고 있다. 이통3사는 청소년과 노년층 등을 대상으로 월 4만원대 중저가 요금제를 내놓기는 했지만 일반 고객들을 위한 중저가 요금제는 아직이다. 때문에 데이터 사용량이 많지 않은 고객들은 5G폰 구매를 꺼리는 실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5G 단말기가 다양해지고 5G 가입자가 많아지면 중저가를 포함한 신규 요금제가 추가로 출시될 가능성도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며 “근시일내 출시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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