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코로나에… 美 이어 日·호주 중앙은행 '긴급등판'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20.03.02 15:49
글자크기

골드만삭스 "미 연준, 이달 기준금리 0.5%포인트↓"… 세계 줄줄이 금리인하 예상

제롬 파월 연준(Fed) 의장. /사진=AFP제롬 파월 연준(Fed) 의장. /사진=AFP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각국 금융당국이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다.

1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기준금리를 현재의 1.50~1.75%에서 0.5%포인트 낮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오는 17~18일 열린다.

코로나19의 경제 여파가 커지면서 앞서 지난달 28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완화적 통화정책을 예고하기도 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 홈페이지에 긴급성명을 내고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적절하게 행동하고 우리의 수단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각국의 양적 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의 성명은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위험에 매우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가 전망한 각국의 올해 인하폭은 캐나다 1%, 한국·영국·호주·뉴질랜드·노르웨이·인도 0.5%, 유럽중앙은행(ECB)과 스위스 중앙은행인 스위스국립은행 0.1% 등이다.

중국, 증권시장 규제완화로 CSI300지수↑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 인민은행은 이미 지난달 20일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했다. 이날 인민은행은 1년만기 LPR을 전달 4.15%에서 4.05%로 0.10%포인트 내렸다. 또 5년만기 LPR은 4.80%에서 4.75%로 0.05%포인트 낮췄다. 중국 내 모든 금융기관은 LPR을 대출 업무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때문에 LPR은 사실상의 대출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이와 더불어 3월 1일부터 중국의 증권법 개정안이 발효되면서 증권시장 규제도 대폭 완화했다.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당국 심사를 없애고 IPO 절차를 간소화해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춘 것이다. 기존에는 기업이 중국 증권시장에 상장하기 위해선 증권감독관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증권법 개정안 발효 이후 첫 개장일인 2일 증권주 비중이 가장 높은 CSI300 지수는 3% 넘게 뛰며 지난해 6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BOJ, 5000억엔 국채매입 등 '돈 풀기'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사진=AFP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사진=AFP
일본은행도 2일 코로나19 영향으로 주가 급락세가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 이례적인 특별담화를 열었다. 일본은행 총재가 담화를 발표하는 것은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결정했던 지난 2016년 6월 이후 처음이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는 "최근 국내외 금융자본 시장에서 코로나19 감염 확대로 향후 경제에 대한 불투명성이 강해지면서 불안정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은행은 향후 동향을 주시하면서 적절한 공개시장 조작과 자산매입 시행을 통해 원활한 자금공급과 금융시장 안정 확보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환매조건부채권(RP·레포) 시장을 통해 2주간 한시적으로 5000억엔(약 5조5320억원) 규모의 국채 매입 방침과 함께 이례적으로 상장지수펀드(ETF) 매입도 적극적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주 중앙은행도 긴급 회의
호주 중앙은행(RBA)은 통화정책 회의를 하루 앞두고 2일 긴급 회의를 열었다. 코로나19 사태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 데 따른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호주 현지매체 파이낸셜리뷰에 따르면 앞서 주말에 스콧 모리슨 총리와 조쉬 프라이덴버그 재무장관, 이외 금융당국 수장 등이 긴급 전화통화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2020년 상반기 내 추가 금리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예상이 이전부터 있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그 시점이 빨라질 전망"이라면서 "호주 중앙은행이 3일 금리를 인하할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양적완화가 '코로나19' 여파 줄일까
각국의 전체 수입물량 중 중국의 공급망에 영향을 받는 비중을 나타낸 지도. 색이 진할수록 중국 공급망 위축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사진=블룸버그각국의 전체 수입물량 중 중국의 공급망에 영향을 받는 비중을 나타낸 지도. 색이 진할수록 중국 공급망 위축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사진=블룸버그
코로나19의 초기 영향이 중국 등의 공급망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기준금리 인하 등 각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코로나19의 경제적 피해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상승)을 걱정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중앙은행들은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자신의 역할을 하고 싶어 한다"면서 "만약 코로나19와 경제에 대한 뉴스가 단기간 부정적인 상태를 유지한다면 중앙은행들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더라도 공격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