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이재웅, 그는 왜 '재난기본소득'을 외칠까

머니투데이 이진욱 기자 2020.03.0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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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웅 쏘카 대표./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이재웅 쏘카 대표./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이재웅 쏘카 대표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재난 국민소득 50만원을 지급해 달라”고 공개 제안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재난 기본소득 50만원을 어려운 국민들에게 지급해 주세요’라며 청원 글을 게재했다. 재난 기본소득이란 재난을 맞아 소득 감소로 생계 자체가 어려워진 국민을 위해 정부가 직접 돈을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이 대표는 왜 이같은 제안을 했을까. 일단 이 대표 본인이 밝힌 이유는 정부가 답답해서다. 그는 “저는 2018년 기재부 민관합동혁신성장본부장을 역임한 26년차 기업가”라며 “지금은 모두가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해야 할 때인데 경제부처가 아직 경계에 서 있는 많은 국민의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아 청원을 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1세대 벤처 사업가로, 기본소득 등 사회적 가치와 책임을 확산하는 일에 관심을 보여왔다. 앞서 2016년 초 미국 벤처 캐피탈 ‘와이컴비내이터(Ycombinator)’가 기본 소득 연구를 지원키로 한 것을 국내에 널리 알린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는 당시 와이컴비내이터의 결정에 대해 “저도 기본 소득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일자리가 줄고 소득 격차가 커질 수밖에 없는 미래를 예측해보면 당연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등장에 따른 일자리 파괴에 대한 해법으로 기본 소득 도입을 주장한 것이다. 그의 트윗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잠잠하던 국내 기본소득 논쟁을 다시 촉발시키는 계기가 됐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당시 ‘일자리 파괴’와 현재 ‘재난’을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본다. 이 대표 역시 “코로나19 감염 공포로 경제 위기는 심각하고 사람들은 일자리 위기, 소득 위기, 생존 위기”라고 했다. 일자리가 잃는 것과 코로나19 사태 모두 소득이 필요한 처지라는 얘기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노동과 소득에 관심을 가지는 건 오래된 이 대표의 성향”이라며 “이번 기본 소득 국민청원은 4년전 주장의 연장선상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이 대표의 생각은 그가 요즘 주력하고 있는 ‘타다’ 사업과도 맞물린다. 그가 “타다 금지법이 통과되면 타다 드라이버들은 당장 소득이 없어진다”고 호소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타다와 택시업계 간 갈등이 커지자, 타다 드라이버의 기본 소득 뿐 아니라 택시업계의 처우 개선까지 제시한 것도 같은 이유다. 택시 기사들 또한 불안한 근로 환경으로 저임금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주장이다.


‘타다 금지법’이라고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만약 오는 4일 열리는 법사위에 이어 5일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타다는 현행 방식으로 운행할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타다의 최대주주로서 앞으로 타다가 잘 성장해서 유니콘이 되거나 기업공개(IPO)가 돼 이익을 얻게 된다면 그 이익은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대표의 ‘코로나 경제위기에 ’재난국민소득’을 50만원씩 어려운 국민들에게 지급해주세요’라는 청원은 2일 오후 2시 현재 현재 4744명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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