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불매에 코로나까지…여행·항공株 줄줄이 신저가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2020.03.0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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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

'코로나19'의 국내 확산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자국민에 대한 한국행 방문 자제를 권고하는 국가가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26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코로나19'의 국내 확산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자국민에 대한 한국행 방문 자제를 권고하는 국가가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26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가 전세계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여행·항공 관련 종목들이 줄줄이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여름 일본 불매 운동이 격화했을 때만 해도 올해 초가 되면 여행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감염병이 전세계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하면서 여행·항공 관련 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일 오전 10시40분 대한항공 (20,800원 ▲200 +0.97%)은 전 거래일 대비 400원(1.79%) 떨어진 2만1900원을 기록 중이다. 장중 한 때 2만1500원까지 내려가면서 1년 사이 최저가를 나타냈다.

일본 불매 운동과 코로나19 사태의 여파가 더 큰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줄줄이 신저가 행진 중이다. 에어부산 (2,655원 ▲5 +0.19%)은 이날 장중 3940원까지 떨어졌고 티웨이항공 (2,620원 ▼5 -0.19%)은 3700원, 진에어 (13,520원 ▼70 -0.52%)는 1만1600원까지 떨어졌다.



신저가를 기록한 것은 항공 관련 종목만이 아니다. 모두투어 (16,650원 ▲260 +1.59%)는 이날 1만3300원까지 떨어졌다. 레드캡투어 (15,120원 ▲30 +0.20%)도 이날 1만3250원까지 하락했다.

이미 일본 불매 운동으로 다수 항공사들과 여행사들의 실적이 악화한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해 더 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큰 문제다. 지난해 1분기 1406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대한항공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달 말 기준 800억원대에 그친다.

지난해 1분기 3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티웨이항공은 올해 1분기 7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같은 기간 91억의 영업이익을 낸 모두투어는 68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고 있는 2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서 한 상인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고 있는 2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서 한 상인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적어도 올해 여름까지는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과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도 항공여객 수요 회복까지 약 4개월 이상이 걸렸다는 점에서다.

이에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이후에나 관련 업종들의 실적 개선이 시작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회복이 시작만 되면 예상보다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골이 깊었던 만큼 하반기 턴어라운드도 클 것"이라며 "도쿄 올림픽 개최로 일본과의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고 시진핑 주석의 방문이 성사되면서 한한령이 해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하 연구원은 특히 "지난해부터 억눌렸던 항공여행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면서 시장 지배력이 높은 기업들이 더 큰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오래 버틸 수 있는 체력이 튼튼한 기업들이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모두투어 등 주요 여행사들에 대해 "올해 여름부터 일본 불매운동 등과 관련한 기저효과가 시작되지만 여행시장의 강세 전환 시점을 예측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라며 "일본 불매운동 등이 1년 이상 장기화할 경우 중소형 여행사들은 인력 축소를 통해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으며 이 경우 기존 인력을 보존할 수 있는 대형 여행사들의 시장 지배력이 강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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