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에 한 번뿐인데"…코로나가 바꾼 졸업식 풍경

머니투데이 임지우 인턴기자 2020.02.29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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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서울대학교에서 한 졸업생이 마스크를 낀 채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독자 제공지난 26일 서울대학교에서 한 졸업생이 마스크를 낀 채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독자 제공


코로나19 바이러스 지역사회 감염 예방을 위해 대부분의 대학들이 예정됐던 졸업식 등의 행사를 취소했다. 졸업식은 취소됐지만 학생들은 감염 예방에 주의하면서도 각자의 방식대로 졸업을 기념했다. 일부 대학들은 총장이 온라인 영상을 통해 졸업 축사를 전달하기도 했다.

'학사복 입고 마스크 끼고 손 소독하고…' "어수선해 아쉽지만 최대한 기념하고파"
지난 26일 서울대학교 정문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기 위한 졸업생들이 모여있다/사진=독자 제공지난 26일 서울대학교 정문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기 위한 졸업생들이 모여있다/사진=독자 제공


서울대는 지난 26일 예정됐던 졸업식을 모두 취소하고 졸업장은 개별적으로 전달하기로 했다. 일부 단과대는 학위복을 대여해 개별 사진 촬영을 허용했고, 그마저도 취소한 단과대도 있었다. 학위복 대여를 실시하는 단과대들도 "학위복 대여실 입장 시 마스크 착용 및 손소독 필수"를 공지사항으로 내걸었다.

예정됐던 졸업식이 취소된 26일 당일, 교정엔 적지 않은 졸업생들이 학위복을 입고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었다. 마스크를 쓰며 조심하는 와중에도 졸업의 기쁨은 숨길 수 없었다.



이날 학위복을 대여한 여수 출신 졸업생 강모씨(27.중어중문학과)는 "코로나 우려 때문에 부모님은 함께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함께 졸업하는 동기.후배들과 마지막으로 교정에서 추억을 남기러 왔다"고 밝혔다.

강씨의 졸업을 축하해주러 온 김 모씨(27)는 "코로나 때문에 걱정이 되긴 했지만 동기의 졸업을 축하해 주기 위해 마스크를 열심히 쓰고 왔다"며 함께 기념 촬영을 했다.

학교 명물인 정문 앞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선 줄도 이전 졸업식보단 줄어들었다. 그래도 여전히 많은 졸업생과 가족들이 정문 앞에서 기념 사진을 남기기 위해 기다리며 인파를 이뤘다.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졸업생 딸을 축하해주기 위해서 지방에서 올라온 허모씨(55)는 이날 "코로나 때문에 걱정이 돼서 대중교통이 아닌 자가용을 끌고 서울까지 올라왔다"며 "한 번 뿐인 졸업식인데 어수선한 분위기에 치르게 돼서 좀 안타깝다"고 말했다.

'온라인 축사' '소규모 셀프 졸업식'도 이어져
윤성이 동국대학교 총장의 축사 영상/사진=동국대학교 유튜브 영상 캡쳐윤성이 동국대학교 총장의 축사 영상/사진=동국대학교 유튜브 영상 캡쳐
다른 대학들은 총장들의 졸업식 축사를 영상으로 전하며 취소된 졸업식 행사 대신 '온라인 졸업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고려대와 국민대, 동국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은 총장이 직접 출연한 영상으로 축하를 전했다.

윤성이 동국대 총장은 영상을 통해 "코로나19로 국민보건에 비상이 걸렸다"며 "그럼에도 총장으로서 따뜻한 격려의 한마디를 전하고자 영상으로나마 만남을 가진다"고 전했다.

신동렬 성균관대 총장도 영상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졸업식을 개최하지 못해 매우 안타깝다"며 "졸업과 학위 취득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밝혔다.

김우승 한양대 총장은 "영상으로 졸업을 축하하게 돼 미안하고 안타깝기만 하다"며 "누구보다 졸업생 여러분이 가장 속상하고 아쉬울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정진택 고려대 총장 역시 "크고 작은 난관을 이겨내고 영예로운 학위를 받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영상으로 축하 인사를 전했다.

졸업식이 취소된 학교 학생들은 교내에서 소수의 가족, 친구들과 함께 셀카를 찍는 등 '소규모' 졸업식을 하며 졸업을 자체적으로 축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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