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경북 청도군 청도대남병원에서 입원 환자가 응급차를 타고 이송되고 있다. /사진=뉴스1
70대 확진자 자가격리 중 사망…정부 "중증도 분류 체계 만들 것"
28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와 대구시 등 따르면 전날 75세 남성 A씨가 자택에서 병상 배정을 기다리다가 숨졌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는 "환자가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이 있으면 증상이 경증이어도 갑자기 상태가 나빠질 수 있다"며 "빨리 치료를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보건당국은 그동안 환자 중증도 분류체계와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 등을 밝히지 않았다. A씨가 사망한 27일에야 환자 중증도 분류체계를 마련하고 관련 부분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환자 중증도, 맥박·혈압·호흡수·체온·의식 등으로 평가방대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환자 중증도를 분류하는 5가지 기준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환자의 중증도 점수를 매길 때 5가지 정도 지표를 고민하고 있다"며 "맥박, 수축기 혈압, 호흡수, 체온, 의식 수준"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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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부본부장은 "5가지 지표를 가지고 중증도 점수를 매기고, 환자를 경증부터 위중한 정도까지 4단계로 나눠서 상태에 맞도록 입원, 격리, 관찰 등 구분하는 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루라도 빨리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긴 하지만 이번에 문제가 된 특별관리지역 외에 어떤 상황에도 적용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임상적 분야의 전문가분들과 심도 있는 논의를 해서 빠르고 정확하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 "의료진·의료시설 확충 동시에 이뤄져야"
감염격리병동 의료진이 음압병동에 들어가기 위해 레벨D 방호복을 착용하는 모습. /사진=뉴스1 (서울대학교병원 제공)
다만 전문가들은 환자 중증도 분류가 의료현장에서 바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의료진과 의료시설 등의 확충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 교수는 "의사들이 중증도를 분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닌데 환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과정에서 혼란이 벌어진다"며 "아무리 분류기준을 잘 만들더라도 이를 정확하게 평가하는 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했다.
기 교수도 "기존에 진료를 보지 않은 새로운 환자의 기저질환을 한 번에 파악하기는 어렵다"며 "코로나19의 경우 감염 우려도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중증도 분류를 바로 적용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