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업계도 '중국산 부품난'에 떨고 있다?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20.02.27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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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BOE는 부품난으로 벌써 생산차질…삼성·LGD, 부품·부자재 2~3개월이 고비

광저우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의 8.5세대 OLED 공장 전경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광저우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의 8.5세대 OLED 공장 전경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코로나19(COVID-19) 사태가 수그러질 조짐이 보이지 않으며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계의 부품난이 실제 생산 차질로 이어지는 모습이 나오고 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일부 부품과 부자재의 중국산 의존도가 높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中 부품 공급난, 디스플레이 생산 차질로
27일 대만 IT전문지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우한의 디스플레이업체 BOE의 두 번째 10.5세대 LCD(액정표시장치) 공장 B17은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부품난을 겪으며 '램프업(생산량 증대)'이 지연되고 있다.



당초 BOE는 올해 말까지는 패널 생산량을 월 9만장, 2021년 2월까지는 월 12만장으로 목표를 잡았다. 하지만 부품난이 빚어지며 현재 월 1만~2만장 생산에 그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내 부품 수급이 어려움을 겪으며 패널 생산도 차질을 빚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일부 핵심 부품의 물량 부족으로 중국에 위치한 대다수 패널 제조업체들이 타격을 입고 있다"며 "PCB(인쇄회로기판)과 BLU(백라이트유닛), 편광판 등이 대표적인 부품난을 보이는 품목"이라고 밝혔다.



중국 내 대부분의 패널 제조업체들은 3월 말까지는 버틸 수 있는 4~6주간의 부품 재고량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패널 신규 주문량의 70% 정도만 생산하는 실정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톤파트너스는 중국 내 디스플레이업계 현황에 대해 "규모가 큰 기업들은 2월 마지막주 근로자 복귀율이 60%, 3월 초 복귀율이 70%인 반면 영세업체들의 복귀율은 20% 미만 수준"이라며 "이들 영세업체가 생산해 온 포장지와 보호필름, 포장 비닐, USB 충전 케이블 등 중요도가 낮은 부품과 부자재에서 심각한 부족 현상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삼성D·LG디스플레이 후공정, 중국산에 달렸다
디스플레이 업계도 '중국산 부품난'에 떨고 있다?
이 같은 부품난은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도 예외가 아니다.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와 옌타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쑤저우, 톈진, 둥관 등에 각각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특히 중국산 부품 비중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PCB와 보호필름, 포장재 등 주로 후공정용 부품의 중국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는 유독 PCB 공장들이 밀집돼 있다.


물론 일부 국산 PCB로 대체가 가능하지만 중국산 PCB를 받아 쓰는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의 중국 현지 공장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디스플레이 생산 후공정에 쓰이는 중국산 부자재는 소재·부품 중 중요도가 떨어져 대부분 협력사를 통해 공급받는다. 하지만 완제품 생산에 필수 부품인데다 한국에선 더 이상 생산하지 않는 부품들도 있어 중국발 공급난이 불거질 경우 한국 디스플레이업계에 타격이 클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생산에는 각 패널 사이에 까는 포장재와 편광필름 하나 하나가 다 중요한데 중국으로부터 조달하던 것이 끊기면 한국 디스플레이업계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일부 부자재는 협력사를 통해 공급받는 것이 있는데 협력사가 중국에서 수입해 다시 LG디스플레이나 삼성디스플레이에 납품하는 것도 상당수"라며 "코로나19로 중국산을 공급받기가 힘들어 협력사가 애로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범용 부자재는 한국에선 단가가 안 맞아 중국에서 전량 공급받는데 코로나 사태가 장가화면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으로 2~3개월이 진짜 고비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기현 스톤파트너스 이사는 "디스플레이는 모듈과 원부자재의 중국산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며 "백시트에 들어가는 그라파이트 등 일부 소재와 커버윈도에서 먼저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내 부품 공급난이 2~3개월 이상 지속되면 국내 패널업체에도 생산 차질이라는 불똥이 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부품 재고량을 면밀히 파악하는 한편 중국산 부품난에 대비한 플랜B로 피해를 최소화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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