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충북 청주시 상당구의 한 대형마트 입구에 임시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뉴스1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과 대형마트, 면세점 등 국내 유통업체들이 코로나19로 직격타를 맞고 있다. 지난달 설 연휴를 앞두고 확산하기 시작한 코로나19 여파로 고객들의 발길이 뚝 끊기며 유통업계 피해가 단 한 달만에 50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확진자가 방문한 롯데·신라면세점은 이미 임시휴업에 따른 피해만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7일 명동본점과 제주점의 영업을 각각 3일, 5일씩 휴업했고, 신라면세점도 서울점과 제주점이 5일씩 문을 닫았다. 롯데면세점 본점의 경우 일 매출이 200억 원 수준이고 신라면세점도 서울점의 하루 매출이 100억 원에 달한다. 영업시간 단축과 인건비, 협력업체 피해까지 고려하면 실제 손실은 그 이상이다.
특히 최근 설마했던 지역사회 감염 현실화로 국내 확진자만 700명을 넘어서면서 대형마트나 아울렛들은 말 그대로 임시휴업 시한폭탄에 떨고 있다.
이 중 이마트의 피해가 만만치 않다. 지난달 31일 이마트 군산점이 3일 간 임시휴업한 데 이어 이마트 부천점과 마포공덕점이 연달아 휴업했다. 지난 20일에는 이마트 성수본점이 휴업을 시작으로 사흘 만에 총 4곳의 이마트가 영업을 중단했다. 업계에선 이마트가 매장별로 하루에 3~5억의 매출을 올린다고 본다는 점에서 이마트는 이번 휴업으로 한 달 만에 40억 원 이상의 손해를 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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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주요 상권이나 기차역 등 교통요지에 위치한 경우가 많은 백화점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난 7일 국내 대표 백화점인 롯데백화점 본점이 3일 간 임시휴업에 들어간 것을 시작으로 현대백화점 대구점(20일), 롯데백화점 전주점(21일), 롯데백화점 영등포점(23일) 등이 휴업에 들어갔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일 매출만 100억 원에 달하는 데다, 주말 영업까지 못했다는 점에서 피해가 적지 않았다.
이처럼 생각지도 못했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업체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난 10일 전국 롯대·신세계·현대백화점 전 점포가 방역 및 점포 재정비를 위해 휴업하며 1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이 증발했지만 최근 임시휴업이 말 그대로 일상다반사가 되며 더 큰 손실을 감수해야할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에 고민 끝에 일부 매장만 폐쇄라는 궁여지책을 내놓기도 한다. 신세계는 지난 23일 확진자가 지하 식품관을 들렀단 사실이 확인된 후 식품관에 국한해 임시휴업을 결정했다. 같은 날 비슷한 동선을 그린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이 전관 휴업한 것과 다른 대응방식이다. 신세계 강남점이 전국 백화점 매출 1위인 데다, 방문객이 가장 몰리는 일요일이라는 점에서 매출 손실에 대한 부담감이 컸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전 기미는 커녕 더욱 확산되는 추세라는 것이다. 거듭되는 실적악화에 지난해 대규모 인사를 단행하고 점포 구조조정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반등을 노리던 유통업계에선 올해 실적도 내리막길일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소비 위축이 번지고 있다"며 유통업체 실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