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그룹 자본적정성 평가때 지배구조도 따진다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20.02.2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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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그룹 감독제도 개선방안…전이·집중위험→그룹위험 통합, 지배구조도 평가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그룹 최고경영자·전문가 간담회를 주재,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금융위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그룹 최고경영자·전문가 간담회를 주재,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금융위


오는 5월부터 주요 금융그룹의 자본적정성을 평가할 때 소유구조의 안정성이나 비금융계열사 지분 등 지배구조도 따지게 된다. 금융그룹내 대표회사는 출자구조, 위험현황 등을 이해하기 쉽게 공시해야 한다. 또 준법감시인으로 구성된 내부통제협의회를 구성해야 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4일 '금융그룹 CEO(최고경영자)·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해 향후 금융그룹 감독제도 개선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2018년 7월부터 ‘금융그룹감독에 관한 모범규준’을 통해 금융그룹감독제도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자산 5조원 이상 복합금융그룹 중 감독실익이 있는 금융그룹 7개 금융그룹을 감독대상으로 지정하고 위험관리체계 구축과 건전성 등을 관리·감독하고 있다. 2월 현재 감독대상 금융그룹은 삼성, 한화 미래에셋, 교보, 현대차, DB 등 6개이고 롯데는 지난해 12월 제외됐다.

금융당국은 위험관리측면에서는 제도가 안착됐으나 내부통제체계 구축은 다소 미흡하다고 판단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자본적정성비율을 계산할 때 쓰이는 전이·집중위험 평가는 '그룹위험'으로 바뀐다. 지금까지는 다른 계열사까지 동반 부실화되는 건 전이위험으로, 금융그룹 자산이 특정 산업, 거래상대방, 지역 등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는 건 집중위험으로 따로 계산했으나 앞으로는 이를 '그룹위험'으로 통합했다.

그룹위험은 계열회사의 재무적, 비재무적 위험 뿐만 아니라 계열사간 상호연계성도 평가한다. 특히 소유구조의 안정성·복합성, 비금융계열사 지분 비중 등 소유·지배구조도 평가항목에 포함했고 내부거래 규모, 의존도 등 내부거래 건전성과 동일 명칭·로고 등 브랜드를 같이 쓰고 있음에 따른 평판 연계성 등도 따진다.

그룹위험 평가등급은 현재의 5등급을 15등급으로 세분화하고 우수한 등급으로 평가되면 상대적으로 더 적은 자본을 부과해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공시는 금융회사별로 따로 했지만 앞으로는 대표회사가 그룹 재무현황, 출자구조, 위험현황 등을 이해하기 쉽게 공시해야 한다. 공시항목에는 금융그룹 전체 지분구조도, 그룹 내부통제체계 현황 등 소유·지배구조는 물론 그룹 위험관리체계 구축 현황 및 운영실태 등도 포함된다. 계열사 출자·신용공여 현황, 중복자본 내역 등도 공시해야 하나 그룹 자본적정성 비율은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에 공시하도록 했다.

공시항목이 늘어나는 대신 정기보고 항목은 대폭 간소화했다. 하지만 그룹차원의 대규모 거래 등 주요 위험요인은 당국에 즉시보고하도록 했다.

내부통제 수준을 높이기 위해 대표회사와 소속 금융회사 준법감시인으로 구성된 내부통제협의회(가칭)를 만들도록 했다. 협의회는 내부통제 방향을 설정하고 금융소비자보호나 자금세탁방지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한다. 특히 협의회 주요 안건과 결정사항은 각 금융회사 이사회 의결을 거친후 최종적으로 대표회사 이사회에 보고·의결해야 한다.

금융위는 현재 모범규준이 7월1일 만료되지만 이보다 2개월 앞당겨 5월부터 개정된 ‘모범규준’을 시행할 예정이다. 또 모범규준 개정과 연계해 그룹위험 평가, 금융그룹 공시 등 세부방안을 확정해 순차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은 위원장은 "제도 개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 모범규준 시행시기를 예년보다 2개월 앞당겼다"며 "모범규준 시행전이라도 스스로 위험요인을 파악하고 개선하기 위한 선제적인 노력을 기울려주고 그룹 내부통제체계도 적극적으로 구축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금융그룹감독제도 개선방안 전후비교 / 자료제공=금융위금융그룹감독제도 개선방안 전후비교 / 자료제공=금융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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