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코로나19 원격의료 전면거부…'밥그릇 지키기' 지적도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20.02.2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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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임시회관에서 코로나19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강민석 기자 msphoto94@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임시회관에서 코로나19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강민석 기자 msphoto94@


정부가 지난 21일 발표한 원격의료 한시허용에 대해 대한의사협회가 전면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으로 정부와 민간이 합심해야 할 시점에 정작 의료계가 밥그릇만 챙기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24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에서 발표한 전화상담과 처방을 전면 거부한다"며 "회원들의 이탈 없는 동참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코로나19 환자가 전화를 통해 감기처방을 받고 일상생활을 영위하면서 주변으로 감염을 확산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전화처방에 따른 법적책임, 의사의 재량권, 처방의 범위 등에 대하여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바로 잡기 전까지 회원들은 전화상담과 처방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해달라"며 "회원들의 단결을 바탕으로 여러 문제를 정부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당부했다.



이외에도 협회는 확진자 발생으로 인한 자가격리나 사실상 폐쇄에 대한 보상을 관철시키는 등 회원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협회는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골자로 한 '문재인케어'를 전면 거부하고 있는 단체다. 주로 개인병원이나 소형병원 소속 의사들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동네병원 대신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몰릴 수 있다는 게 반대의 핵심이다. 원격의료 반대도 같은 이유가 내포돼 있다.

그러다 보니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600명을 넘은 상황에서 협회가 환자의 생명보호보다 밥그릇 지키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보건의료위원회 위원인 신현호 의료전문변호사는 "의협의 원격의료 한시허용에 대한 거부는 대면진료만 해야 한다는 이상적인 주장"이라며 "이번에 밀리면 정부에 끌려간다는 두려움이 있는 듯 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격오지나 취약지구 등 대면진료가 어려운 곳은 현실적으로 원격의료가 필요하다"며 "이런 주장을 계속한다면 국민들의 의사집단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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