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강성부 대표(가운데)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한진그룹 경영권을 노리는 KCGI(강성부펀드) 등이 대한항공 구성원들과 소통하겠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불신과 반감만 더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이뤄진 노조와의 소통 시도도 제3자를 통한 일방적 입장 전달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현아 3자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은 이날 회견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및 현 경영진을 직접적으로 공격했다. 또 노조를 비롯한 직원들과는 소통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회견 후 3자연합에 대한 불신의 분위기는 더 커지는 양상이다.
기자회견에서 강 대표는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과도하다며 조 회장이 이같은 경영실패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직원들에 대해서는 "죄가 없다"며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도 내놨다.
하지만 대한항공 내부에서는 이같은 주장을 여전히 신뢰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크다. 경영정상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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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관계자는 "(KCGI의 말대로) 부채비율을 신속히 줄이려면 결국 실적이 부진한 노선을 정리하고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다른 방안을 보여주지 않으면서 '구조조정은 없다'라고 반복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한항공 노조는 앞서 한진, 한국항공 노조와 함께 조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을 공식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3개 노조는 "투기펀드에 몰려든 돈을 불려 가진자들의 배를 불리고자 혈안이 돼 있는 KCGI의 한진그룹 공중분할 계획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21일에는 한진그룹 전직 임원들까지 현 경영진 지지 의사를 내놓기도 했다. 한진그룹 전직임원회는 3자 주주연합을 "투기세력의 야합"으로 규정하며 "기업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기는 집단에 안정된 경영체제를 절대 기대할 수 없다"고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KCGI의 기자회견은 조원태 회장의 경영책임을 부각시켜 대한항공 직원 및 여론을 돌리기 위한 목적이 컸을 것"이라며 "하지만 구체적인 대안 없이 기존 비판만 반복하면서 오히려 설득력을 잃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