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장난일까. 신용씨가 주식 투자에 나선 이후 주식시장이 말이 아니다. 미중 무역전쟁에 일본의 수출규제까지 겹치며 힘을 못 쓰더니 최근엔 웬 뜬금없는 바이러스 탓에 또다시 휘청거리고 있다. 신용씨는 '주식 말고 다른 투자처는 없을까' 하는 고민에 빠졌다.
나신용씨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에서 1kg짜리 금 현물의 g당 가격은 지난 21일 전날보다 2.21%(1360원) 오른 6만2680원으로 마감됐다. 2014년 3월 시장 개설 후 최고가를 경신한 것.
다만 '금테크'에 나서려는 투자자들은 투자에 나서기 전 몇가지 주의해야 할 게 있다. 골드바와 같은 실물투자나 골드뱅킹, 금펀드 등 투자 방식별 장단점이 명확한 만큼 이에 대한 분명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골드바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지"…실물투자 해볼까?우선 골드바나 금반지, 금팔찌 등 금으로 만들어진 실물에 투자하는 건 말 그대로 금 시세 변동에 따라 차익을 얻는 구조다. 상속세와 증여세, 금융소득 종합과세 등에서 제외되는 만큼 절세 혜택이 가장 큰 장점이다. 세금 부담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투자 방식 중 하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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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단기 투자 목적의 소액 투자자들이 접근하는 방법으로는 적절치 않다. 당장 금을 실물로 구매할 때 10%의 부가가치세를 비롯해 판매사에도 일부 수수료를 내야 한다.
가령 1kg짜리 골드바가 500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이 골드바를 살 때 10%에 해당하는 500만원의 부가가치세를 내야 한다. 여기에 판매사에 지급하는 수수료까지 감안하면 골드바를 사는 순간부터 '-10% 이상'인 상태에서 투자를 시작하는 셈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골드바 등 금 실물투자는 단기 투자 고객들에겐 권하지 않는다"며 "단순히 차익 실현 목적이 아니라 자산 포트폴리오 다양화 차원으로 접근하는 투자자나 자녀 증여 등을 원하는 자산가들에게 적합한 투자 방법"이라고 말했다.
"내 계좌 속에 금이?"…'골드뱅킹'도 있네
0.01g 단위로 거래할 수 있어 소액 투자자가 쉽게 금 투자를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모바일뱅킹으로 쉽게 거래할 수 있고, 언제든지 쉽게 현금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골드뱅킹 투자에도 주의할 점은 있다. 금 가격이 국제 시세를 따르기 때문에 금 가격 뿐 아니라 환율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이 내리면 금 가격이 올라도 손해를 볼 수 있단 얘기다. 또 매매 차익에 대해 15.4%의 이자배당소득세가 붙고, 예금자보호도 되지 않는다.
'금 펀드'도 인기…전문가들 "'금테크', 장기적 관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금 관련 회사에 간접투자하는 펀드나 국제 금 시세에 따라 움직이는 ETF(상장지수펀드)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금 관련 ETF의 경우 실제 금값과 연동이 실시간으로 반영된다. 부가가치세가 없고, 매매차익에 따른 이자배당소득세(15.4%)만 부담하면 돼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 관련 투자는 금 시세와 밀접히 연관돼있기 때문에 단기 투자 관점에서 접근하는 건 위험하다고 입을 모은다. 장기적 관점에서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한다는 차원으로 투자에 나서야 한단 얘기다.
한 시중은행 PB(프라이빗뱅커)는 "일반 투자자 같은 경우는 실물투자보다는 골드뱅킹이나 금 관련 펀드 등에 투자하는 게 접근성도 높고 부담도 덜하다"며 "다만 금이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긴 하지만 시세 변동성이 큰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전체 자산 포트폴리오의 10~20% 정도만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