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등 32.5만가구 규제 적용… "강남은 오르게 두더니"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2020.02.20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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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조정대상지역 내 아파트 가구수신규 조정대상지역 내 아파트 가구수


이번 신규 조정대상지역 지정으로 32만5000여가구의 아파트가 규제를 받게 됐다. 수원시 권선·영통·장안구와 안양시 만안구, 의왕시 등 5곳 내 아파트들이다. 이들 지역엔 대출 규제와 전매제한, 청약 규제 등이 적용된다.

규제가 나왔지만 해당 지역에서 아파트값 시세는 아직 움직임이 없다. 개발호재 등으로 추후 아파트값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도 여전하다. 일각에선 형평성이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서울 강남과 비교해 별로 오르지 않았는데 규제하느냐는 불만이다. 자금이 없으면 아파트 사기 어려워졌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LTV 70%→50% 등 규제… "시세, 가격 상승 기대감 그대로"
2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에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수원시 권선·영통·장안구와 안양시 만안구, 의왕시 5곳 내 아파트는 32만5215가구로 집계됐다.

이들 지역의 주택대출 LTV(담보인정비율)은 무주택자가 9억원 이하 주택을 살 때 기존 70%에서 50%로 대폭 낮아진다. 신규 주택 구매자의 자금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분양권 전매제한은 소유권 이전등기일까지로 강화된다.



조정대상지역 규제 적용 내용조정대상지역 규제 적용 내용
이 같은 규제에도 수원 등지의 아파트 매매 시세는 그대로다. 풍선효과로 두 달 새 전용면적 84㎡ 매매 실거래가가 지난해 12월 4억8500만~5억5000만원에서 이달 6억7700만원으로 1억원 이상 급등한 수원 권선구 '호반베르디움더센트럴'(2017년 준공) 단지. 이곳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현재 급매물이 많이 나온다거나 하지 않고 시세에도 변동이 없다"며 "교통 호재도 있어서 앞으로도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 생각하는 집주인들도 많다"고 말했다.

의왕시 포일동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2019년 준공) 전용 84㎡ 역시 매매호가 11억5000만~11억7680만원을 유지하고 있다. 단지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이전부터 매물이 많지 않았는데 규제 소식에도 급매로 매물을 내놓겠다는 사람은 없다"며 "그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다 해도 시간이 지나면 가격이 올랐던 데다 주변 과천지식정보타운 개발, 인덕원 동탄선, 월판선 등 호재가 있어 가격 상승 기대감이 크다"고도 덧붙였다.


"대전, 용인 등은 왜 빼냐" 형평성 논란… "서민만 내집마련 힘들어져"
규제지역 지정 현황규제지역 지정 현황
일부 주민들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다. 똑같이 가격이 급등한 대전, 용인 등지는 규제하지 않고 왜 수원과 안양, 의왕만 지정하느냐는 것이다. 또 다른 수원 주민은 "강남은 오를만큼 좀 더 기간을 줘서 아파트값이 오르게 하고 그동안 거의 오르지 않던 수도권은 상승 조짐만 보여도 규제로 빠르게 차단한다"며 "주택 정책 입안자들이 강남에 거주하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 것 아니냐"고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결국 가격은 잡지 못한 채 무주택 서민만 내집마련이 더 힘들게 됐다는 반응도 있다. 수원 주민인 공인중개사는 "매교역 인근 재개발지역의 아파트 분양권은 이번 소유권 등기일까지 전매제한 규제로 살 수 없게 돼 해당 규제가 없는 조합원 입주권을 사야 하는데 이때 분양권처럼 분납할 수 없어 많은 현금이 있어야 한다"며 "아파트 구입을 위해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규제지역 지정 관련 형평성 논란이 있는데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판단이 들어간 때문으로 보인다"며 "선거 후 아파트가격이 또 오르면 이를 잡기 위해 추가 대책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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