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보다 807만원 더 버는 이선균…'기생충'은 현실이다

머니투데이 세종=유선일 기자, 최우영 기자 2020.02.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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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위 소득격차 좁혀졌어도 여전히 불균형...더 힘들어진 자영업자

송강호보다 807만원 더 버는 이선균…'기생충'은 현실이다


'807만원' 작년 4분기 기준 소득 상위 가구가 하위보다 매달 더 벌어들인 금액이다. 그나마 작년보다 격차가 줄어든 것이 이 수준이다.

소득 하위 20% 가구(1분위)의 소득이 6.9% 증가하면서 상위 20% 가구(5분위)와 소득 격차가 전년보다 소폭 줄었지만 불평등은 여전히 심각하다는 평가다. 사업소득도 감소하면서 자영업자 어려움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격차 소폭 감소...정부는 "분배여건 개선 흐름 강화"
통계청이 20일 발표한 '2019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이하 5분위 배율)은 5.26배로 2018년 4분기(5.47배)보다 0.21배 포인트 낮아졌다.

5분위 배율은 소득 상위 20%(5분위)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을 하위 20%(1분위)의 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소득분배 불평등이 심하다는 의미다.



상·하위 가구 간 소득격차가 좁혀진 것은 1분위 가구의 소득 증가폭이 5분위 가구보다 컸기 때문이다. 작년 4분기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32만4000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6.9% 증가했다. 5분위는 945만9000원으로 1.4% 늘었다.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1분위 가구 근로소득이 8개 분기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영향 등으로 소득 증가폭이 확대됐다"며 "정부 일자리 사업에 따른 취업자 증가, 사회보장 강화 등이 원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1분위를 중심으로 모든 분위 소득이 증가한 가운데 5분위 배율이 크게 개선되는 등 가계소득·분배여건 개선 흐름이 한층 강화됐다"고 밝혔다.


(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20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실에서 2019년 4/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통계청은 4/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77만2000원으로 전년동분기 대비 3.6% 증가했다고 밝혔다. 소득 1분위의 월평균 소득은 132만 4000원, 2분위는 294만원, 3분위는 429만 1000원, 4분위는 584만원, 5분위는 945만 9000원이다. 2020.2.2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은순현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20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실에서 2019년 4/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통계청은 4/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77만2000원으로 전년동분기 대비 3.6% 증가했다고 밝혔다. 소득 1분위의 월평균 소득은 132만 4000원, 2분위는 294만원, 3분위는 429만 1000원, 4분위는 584만원, 5분위는 945만 9000원이다. 2020.2.2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좁혀졌어도 월 807만원...영화 '기생충'은 현실
소득격차가 소폭 좁혀졌지만 영화 '기생충'이 적나라하게 보여준 소득 불평등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작년 4분기 5분위 배율(5.26배)은 2018년을 제외하면 동분기 기준 2007년(5.34배) 이후 가장 높다.

4분기 5분위(945만9000원)와 1분위(132만4000원) 가구 간 월평균 소득 격차는 807만1500원에 달했다. 전년 4분기(808만6100원)보다는 격차가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차이가 크다.

정부의 노인일자리 사업 등 재정 투입이 1분위 소득 증가에 상당 부분 영향을 준 것이 한계로 지적된다. 코로나19(COVID-19) 확산에 따른 소비·투자 위축이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에 더 크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재부는 "고령화 등 구조적 어려움이 계속되고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경제 불확실성도 가중되는 상황"이라며 "저소득층 소득, 분배지표 개선 흐름이 공고화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가 함께 총력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팍팍한 자영업...상위 20% 사업소득 "4.2% 감소"
지난해 4분기 일반가계의 월평균 사업소득은 89만1600원으로 1년 전보다 2.2% 줄었다. 전국 가구의 사업소득은 2018년 4분기 이후 5분기 연속 감소 중이다.

사업소득은 통상 비임금 근로자인 자영업자의 소득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사업소득이 줄었다는 것은 자영업자의 소득 사정이 나빠졌다는 뜻이다.

전체적으로 사업소득이 줄긴 했지만 소득분위별로는 차이가 난다. 자영업자의 소득 감소가 저소득층보다는 상대적 고소득층에 집중되는 모양새다.

저소득층 자영업자의 소득은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의 월평균 사업소득은 11.6% 증가한 23만1400원이었다.

이는 저소득층을 위한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따라 당초 1분위였던 근로자가 2분위로 자리바꿈하면서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낮은 2분위 자영업자가 1분위로 내려온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고용개선 등에 힘입어 7분기 연속 감소하던 근로소득은 6.5% 증가하며 증가세로 전환했다.

2분위 자영업자의 소득이 줄어 1분위로 떨어진 영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 근로장려금 지급 확대 등으로 1분위 근로자의 소득이 상대적으로 더 늘어 2분위로 옮겨갔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4분기 2분위 사업소득 역시 24.7% 증가한 66만5000원을 기록한 게 그 방증이다.

자영업자 소득감소의 결정적 원인은 고소득 자영업자의 수입이 줄어든 데 있다. 소득상위 5분위 가계의 지난해 4분기 월평균 사업 소득은 171만9300원으로 2018년 4분기 179만4700원보다 4.2%(7만5400원) 줄었다. 같은 기간 4분위 가계 사업소득 역시 7.0%, 3분위는 10.9%씩 줄었다. 사업소득 감소가 저소득층이 아닌 고소득층 자영업자에게서 나타났다는 뜻이다.

한편 지난해 4분기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을 합친 고용소득, 즉 일해서 버는 소득은 1분위와 2분위 모두 전년 동기 대비 8.1%씩 늘었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국민에 대한 정부 지원책이 효과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은순현 국장은 "5분위 사업소득의 마이너스 등 전반적으로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요인들이 있다"면서도 "1분위 사업소득의 증가는 자영업 가구 비중 증가보다는 음식·숙박업 등 일부 업종의 호황으로 증가한 요인이 크게 보인다"고 분석했다.

1분위와 5분위 가구당 월평균 소득 증감률 추이/사진=통계청1분위와 5분위 가구당 월평균 소득 증감률 추이/사진=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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