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식이 달렸다면, 이 주식은 날았다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2020.02.2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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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미국 전기차기업 테슬라가 국내 주식투자자들에게도 큰 관심을 받고 있지만, 미국 증시에서는 최근 이보다 더 뜨거운 종목이 있다. 우주관광을 실현시키겠다는 기업 '버진 갤럭틱'이다.

/사진=버진 갤럭틱 홈페이지/사진=버진 갤럭틱 홈페이지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버진 갤럭틱 홀딩스는 전날보다 23.37% 급등한 37.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뿐 아니라 버진 갤럭틱은 올해 들어서만 162% 주가가 날았다. 같은 기간 테슬라의 상승률(105%↑)을 앞선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하루 평균 1200만주 수준이던 버진 갤럭틱의 주식 거래량은 18일 1억410만주, 19일 8120만주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투자분석기업 마켓리벨리언의 존 나자리안 공동창업자는 지난해 말 하루 1만2500건의 콜옵션(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 거래량이 1월 3만8000계약, 지난주 17만5000계약이었다면서 "미친 거래량"이라고 말했다.

괴짜 CEO, 우주관광업 도전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 /사진=AFP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 /사진=AFP
버진 갤럭틱은 영국 기업가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세운 기업이다. 대중들의 우주여행 실현을 목표로 내세우며, 2018년 12월 첫 유인 우주시험비행에 성공했다. 올해 6월에 첫 상업비행을 하겠다는 게 최근까지 공개된 계획이다.



승객 6명이 탑승할 우주선은 90분 비행하며 1인당 25만달러(3억원)의 비용이 든다.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가수 저스틴 비버를 비롯해 이미 600명 넘는 사람이 관광 예약을 했으며 이 금액만 8000만달러(958억원)에 달한다.

난독증에 고등학교도 중퇴한 브랜슨 회장은, 이산화탄소 흡수장치를 개발하는 사람에게 1000만파운드(154억원)를 주겠다고 하고 직원에게 52주(1년) 유급 육아휴직을 주는 등 독특한 행동으로 '괴짜 CEO'로 불린다. 앞서 언급한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튀는 행동을 자주 보여주는데, 그도 스페이스X라는 우주기업을 세워 우주여행에 도전한다.

수익은 없다. 일단 과열
버진 갤럭틱은 지난해 10월28일 기업인수목적회사인 소셜 캐피탈 '헤도소피아'와 합병하며 뉴욕증시에 우회상장 했다. 이후 주가는 3배 넘게 불어났다.


테슬라 주식이 달렸다면, 이 주식은 날았다
CNBC의 분석가 짐 크레이머는 버진 갤럭틱의 질주에 대해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주식을 원할 때 일어나는 일"이라면서 "당장 끝나지 않겠지만, 이런 경우 보통 끝이 좋지 않다"고 경고했다. 모건스탠리의 애덤 조너스도 블룸버그통신에 "펀더멘털 요인을 넘어서 어떤 힘에 의해 주가가 올랐다"고 추격 매수를 하지 말라고 말했다.

버진 갤럭틱은 지난 3분기 매출이 80만달러(9억5000만원)에 불과하다. 반면 지난해 1~3분기 누적 손실은 1억3810만달러(1655억원)에 달한다.

버진 갤럭틱은 테슬라와 함께 미래기술 주식이라는 공통 분모를 갖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자산관리기업 '스트래티직 웰스파트너스'의 마크 테퍼는 "펀더멘털로는 판단하기 어렵다"며 "10년 후 매출 예상치를 분석해야 하지만, 아무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을 것"이라고 CNBC 방송에서 지적했다.

버진 갤럭틱은 25일 지난 4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향후 우주여행 일정을 수정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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