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신한지주는 전 거래일보다 2.25% 하락한 3만6900원에 장을 마쳤다. 신한지주는 이날 3만6700원까지 미끄러져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하나금융지주는 1.62% 떨어진 3만3350원, 대신증권은 3.29% 하락한 1만300원을 기록했다. 대신증권도 장중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금감원의 조사 결과 라임과 신한금융투자는 2018년 6월 무역금융펀드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지만, 일부 펀드의 기준가를 조작해 판매를 지속했다. 무역금융펀드가 투자하는 IIG펀드의 기준가를 매월 0.45%씩 상승시킨 것이다.
전배승 이베스트 증권 연구원은 "환매 연기된 라임 펀드의 손실률을 50%, 배상률을 60~70%로 가정하면 상위 판매사의 경우 1000억원 수준의 손실 인식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계산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가 1010억원, 우리금융지주는 890억원, 하나금융지주는 280억원이다. 대형 금융지주들은 세전 이익 대비 1~5% 수준의 영향을 받게 된다. 그는 "앞으로 전반적인 사모펀드 판매 수익이 감소하고 증권사의 PBS(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 서비스 제약, 기업금융 여건이 악화되는 등 부차적인 영향의 가능성도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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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금융사들이 실제로 충당금을 쌓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투자는 무역금융펀드의 기준가 입력은 운용사와 사전 체결된 약정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며 불법 판매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감원은 라임 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다음 달 초 현장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신한지주는 TRS(총수익스와프) 관련 손실부터 선제적으로 반영했다. TRS는 증권사가 제공하는 일종의 담보대출로, 라임이 투자하는 펀드들이 손실을 내면 TRS를 제공하는 증권사들도 손해를 입을 수 있다. 신한지주는 지난 5일 실적 발표에서 신한금융투자가 라임에 제공한 TRS과 관련해 565억원의 자산 손실을 지난해 회계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신한지주 측은 "아직 실사가 진행 중이지만 (TRS 관련 손실을) 선제적으로 충분히 반영하자는 취지였다"고 밝혔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주식시장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라임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증권업종은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며 "금감원의 구체적인 분쟁조정안이 발표돼야 금융사들의 충당금 규모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가 판매사를 상대로, 판매사가 운용사를 상대로 한 법정 소송도 시작될 전망이라, 관련 법정 분쟁이 마무리되기까지 증권업종의 의미있는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