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 여부' 확인하겠다며…68명 속옷 벗긴 황당 印 대학

머니투데이 구단비 인턴기자 2020.02.17 13:34
글자크기
영국 BBC 방송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부지에서 보수적인 힌두교 종파에서 운영하는 시리 사하얀 여자대학(SSGI)에 다니는 대학생 68명은 지난 11일 사감에 의해 교실에서 화장실로 끌려갔다. 이들은 강제로 속옷을 탈의하고 생리 중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검사를 받아야만 했다./사진=ANY 통신 트위터 캡처영국 BBC 방송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부지에서 보수적인 힌두교 종파에서 운영하는 시리 사하얀 여자대학(SSGI)에 다니는 대학생 68명은 지난 11일 사감에 의해 교실에서 화장실로 끌려갔다. 이들은 강제로 속옷을 탈의하고 생리 중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검사를 받아야만 했다./사진=ANY 통신 트위터 캡처


인도에서 학생들의 속옷을 강제로 벗기고 생리 여부를 확인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인도는 생리 중인 여성을 부정하다고 여기는 관습이 있다.

영국 BBC 방송이 지난 15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부지에서 보수적인 힌두교 종파에서 운영하는 시리 사하얀 여자대학(SSGI)에 다니는 대학생 68명은 지난 11일 사감에 의해 교실에서 화장실로 끌려갔다. 이들은 강제로 속옷을 탈의하고 생리 중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검사를 받아야만 했다.



이런 충격적인 검사가 이뤄진 이유는 기숙사 관계자가 대학 총장에게 생리 중인 일부 학생들이 지켜야 할 규정을 위반하고 있다고 보고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도에서는 생리를 부정한 것으로 간주해, 생리 기간 중 여성은 사원이나 부엌에 드나드는 것이 금지되며 다른 사람과의 접촉도 금지되는 일들이 흔하다.



또한 식사를 할 때도 다른 사람들과 합석해서는 안 되며, 자신의 식기는 스스로 닦아야 하고 수업 때도 제일 뒷줄에만 앉아야 한다.

학생들은 사감 앞에서 강제로 속옷을 벗어야 했던 것에 대해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큰 충격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3일에는 교내에서는 굴욕감을 준 관계자를 처벌해달라고 요구하는 항의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학교 측은 "정확한 내용을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대학이 소속된 재단의 타 대학 부총장은 "이번 일의 원인은 규칙을 깬 학생들에게 있다"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구자라트주 여성위원회도 이 사건에 대한 자체 조사를 진행하며, 동시에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에서는 여전히 여성의 생리를 불결한 것으로 치부하며 학생들의 신체검사를 시행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2017년에는 인도 북부의 한 기숙학교에서 여자 화장실 손잡이에 피가 묻은 것이 발견되자 70명의 학생들의 신체를 강제로 검사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로 인해 인도의 고학력 여성들을 중심으로 생리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인도 대법원도 2018년 남부 케랄라주의 사바리말라 사원이 생리 중인 여성이 사원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것은 차별이라는 변화에 걸맞은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