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서제약’ 발 빠른 사람은 이미 다 샀다는데…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20.02.1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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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주식 알고 투자하자]

중국 항서제약의 무균주사제 생산 시설. /사진=항서제약 홈페이지중국 항서제약의 무균주사제 생산 시설. /사진=항서제약 홈페이지


중국 경제가 코로나19(신종코로나) 사태로 위태롭다. 올 1분기 성장률이 4%대로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고, 진흙 속에 진주가 숨어있는 법이다. 연초보다 4% 넘게 떨어진 중국 증시도 마찬가지다. 어려운 상황에서 유독 주가 전망이 밝은 기업이 있다.



복제약(제네릭) 회사에서 최근 신약 개발사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항서제약(600276.CH)이 그중 하나다. 여의도 증권가나 자산가 사이에서는 이미 항서제약에 투자한 사람이 제법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장수성 롄윈강시에 본사를 둔 항서제약은 지난달 13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 진행 상황과 사업 방향을 설명했다. 이때 가장 비중 있게 다룬 파이프라인이 항서제약이 지난해 6월 시판 허가를 받은 PD-1(프로그램화 세포 사멸 단백질 1) 억제 면역항암제인 '캄렐리주맙'(Camrelizumab)이다.



2015년 이후 항서제약 주가 흐름. /사진=진룽제 갈무리2015년 이후 항서제약 주가 흐름. /사진=진룽제 갈무리
항서제약은 캄렐리주맙이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하면 올해만 약 27억위안(약 457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2024년 예상 매출액은 90억위안(약 1조5236억원)에 달했다.

백승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면역항암제는 환자의 면역체계를 이용한다는 범용성이 뛰어난 기전으로 말미암아 단일 암종이 아닌 여러 암종에 대해 동시다발적으로 임상을 진행한다"며 "허가받은 적응증(치료가 기대되는 질환이나 증상)이 많을수록 향후 가파른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캄렐리주맙은 현재 4개의 적응증을 대상으로 신약 허가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 가운데 이미 호지킨성림프종이 중국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았으며, 간세포암종(Hepatocellular carcinoma)도 우선 심사 대상으로 곧 발표를 앞두고 있다.


또 비소세포폐암, 식도암에 대해서도 허가 판정이 나온다면 미국 머크의 키트루다나 영국 BMS의 옵디보(Opdivo) 등 경쟁 약물의 절반 이하인 가격을 앞세워 내수시장을 빠르게 장악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장수성에 있는 항서제약 본사. /사진=항서제약중국 장수성에 있는 항서제약 본사. /사진=항서제약
오는 17일 지난해 연간 실적을 발표하는 항서제약은 뉴라스타(페그필그라스팀) 바이오시밀러(복제 바이오의약품)인 '19K', VEGF(혈관내피생성인자) 억제 기전의 항암제 아이탄(Aitan) 등 혁신 신약 판매가 늘면서 지난해 매출이 크게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투는 지난해 항서제약 매출이 한 해 전보다 33% 늘어난 231억위안(약 3조9105억원)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 예상치도 같은 기간 40.9% 증가한 60억위안(약 1조157억원)으로 제시하며 "탄탄한 매출과 이익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실적 기대감이 유효하다"고 했다.

다만 중국의 복제약 입찰제도 시행으로 올해 단기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백 연구원은 "지난해 9월부터 중국의 국가주도 입찰제도(CP)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복제약 품목의 약값이 최대 90%까지 떨어졌다"며 "항서제약의 화학 항암제 파클리탁셀(Paclitaxel)도 새로 입찰 대상이 되면서 올해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입찰 대상 품목이 확대될수록 복제약 사업성이 더욱 떨어질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항서제약도 복제약에서 혁신 신약으로 개발 방향을 틀 것이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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