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에서 바라본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모습/사진= 뉴스1
16일 재계에 따르면 반도건설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만나 그룹 소유 부동산 개발권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 고위 관계자는 "권 회장이 조 회장에게 송현동 부지와 인천 을왕리 부지 개발권을 요구해 조 회장이 긍정적으로 검토했다"며 "하지만 권 회장이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경영권까지 요구하면서 논의가 결렬됐다"고 밝혔다. '경영권 요구'의 구체적 수준은 확인되지 않았다.
결국 권 회장 측이 조 전 부사장과 3자 연합을 결성하기 전 조 회장과도 협상을 벌이며 남매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었던 셈이다.
권 회장이 한진칼 주식 매입 배경과 관련, 조양호 전 회장과의 친분을 내세웠고, 경영참여 선언 후에는 '한진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지 고민하겠다"고 밝혔던 것을 감안하면 이중적 행태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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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관계자는 "권 회장이 한진칼 주식 매입 전 조 전 회장과 친분이 있었다고 했는데 뒤에서 (부동산 개발권을 요구하는 등)사업적 이익을 따지고 조 전 회장 일가의 경영권을 노리는 것은 상도의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반도건설 "사실 아니다" 부인…한진칼 투자 평가차익 800억이에 대해 반도건설 관계자는 "한진 측의 주장일 뿐 부동산 개발권을 요구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6일 조 회장 주재로 이사회를 열고 송현동 부지와 왕산마리나 운영사 왕산레저개발 지분 및 을왕리 내 요트 계류시설 등을 연내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건설업계 내에서도 권 회장의 한진칼 경영권 분쟁 참전에 대해선 이해할 수 없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업, 한 우물만 파 중견사로 성장했는데 갑자기 항공사 경영권 분쟁에 참여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반도건설이 공공택지를 낙찰받아 아파트 건설 사업에 주력했는데, 경기 침체로 본업이 시원치 않으면서 곁눈질을 시작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반도그룹은 대호개발, 한영개발, 반도개발 등 3개 계열사를 통해 지난해 4월부터 한진칼 지분을 매입했고, 10월 5% 이상 보유를 공시했다. 이후 지분을 8.28%까지 확대했고 올 1월에 매수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바꿨다. 현재 보유주식 평가차익만 약 800억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