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왼쪽에 서 있는 사람이 로비스트 케네스 글룩. 앞줄 중간에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과 사리프 캣츠 오라클 최고경영자(CEO)가 걸어가고 있다. /사진=AFP
FTC는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와 같은 곳으로 대표적인 규제기관입니다. 과거 FTC가 이들을 대상으로 시장 지배력을 남용했는지 광범위하게 살펴본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번 조사에서는 구체적인 자료를 요구하면서 한층 더 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보입니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 조 사이먼스 위원장. /사진=AFP
그는 구글과 MS가 독점법을 위반했는지를 조사하라며 규제 당국에 압력을 넣었고 국방부로부터 대규모 클라우딩 컴퓨터 계약을 따내려는 아마존이 이해상충혐의가 있다고 밝힌 장본인입니다.
청바지에 스니커즈 차림으로 직접 뛰는 로비스트
페이스북, 애플, 구글, 아마존 로고.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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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T의 최고 로비스트였던 밥 퀸은 "글룩은 보통 로비스트들보다 훨씬 더 실질적이고 현실적"이라고 전했습니다.
미국 드라마에서 보는 양복 쫙 빼입은 로비스트들과는 달리 글룩은 평소 청바지에 스니커즈를 입고 6년된 포드 F-350 픽업트럭을 몰고 다닙니다. 그는 와인과 스테이크가 나오고 유명인사들이 붐비는 화려한 만찬 자리에도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가장 오른쪽에 서 있는 사람이 케네스 글룩. /사진=AFP
글룩은 이를 개인정보보호 관련 법의 초안을 만들고 있던 연방 의원들에게 보냈습니다. 이 법은 IT공룡 기업들이 고객정보를 광고를 하기 위해 파는 것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글룩은 MS의 반독점 혐의를 캐내기 위해 MS 본사에서 나오는 쓰레기 더미를 뒤진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그는 현재 구글에 대한 반독점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조사를 개시하기 위해 유럽연합(EU) 및 미국의 연방 당국자들에게 로비를 벌이고 있습니다.
오라클이 거대 IT공룡들에 주눅들지 않는 이유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오라클 본사. /사진=AFP
하지만 오라클은 다릅니다. 오라클의 창업자 겸 회장인 래리 엘리슨과 사리프 캣츠 오라클 최고경영자(CEO)는 오랫동안 공화당과 트럼프의 후원자였습니다. 지난 2016년 당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캣츠 CEO와 만나 이야기를 나눈 것이 공개되면서 캣츠 CEO가 백악관 요직을 차지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을 정도입니다. 엘리슨 회장은 다음주 캘리포니아 랜초 미라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운동과 공화당 전국위원회를 위한 골프 기금 모금 행사를 주최할 예정입니다.
기업규모로 봤을 때 오라클은 MS, 아마존, 구글과는 상대도 할 수 없을 만큼 작습니다. MS, 아마존, 구글 모두 시총이 1조달러가 넘는 반면 오라클의 시가총액은 177억달러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오라클은 이들 거대 IT기업이 가장 무서워하는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