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와 국내 항공사 10곳의 대표들이 10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 관련 항공사 CEO 간담회에 참석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김현미 국토부장관, 첫 항공사 CEO 간담회..."현 상황 엄중"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10일 김포공항 내 한국공항공사 본사 2층 대회의실에서 국내 대형 항공사·저비용항공사(LCC) 대표들과의 간담회를 열고 항공업계 피해 현황을 점검했다. 김 장관이 항공사 대표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건 취임 후 처음이다.
중국 정부의 추가 지역 봉쇄조치가 이어질 경우 한·중 노선은 더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중국은 후베이성 이외에 랴오닝성·산둥성·광둥성 등 3개성 14개 지역을 추가 봉쇄조치할 계획이다. 여행심리 위축 등으로 홍콩·마카오는 물론 싱가포르·태국 등 동남아지역까지 항공 위축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 장관은 “메르스 때 항공수요를 회복하는데 6개월 이상 걸렸다”며 “이번에는 시장 상황이 더 엄중해 회복시기를 예측하기조차 어렵다”고 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사스의 경우 발병 이후 4개월 만에 항공여객 수요가 8.4% 감소했고, 메르스는 한달 새 12.1% 감소했지만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발병 2개월도 지나지 않아 항공여객이 31.5% 감소했다.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와 국내 항공사 10곳의 대표들이 10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 관련 항공사 CEO 간담회에 참석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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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신종코로나 잡혀도 여행심리 회복 쉽지 않을 것" 간담회에 참석한 항공사 CEO들도 여행심리 위축과 자금 운용 문제를 가장 우려했다. 한 LCC 사장은 “올 하반기 중국 취항을 계획했지만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꺾여도 여행 심리가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번 꺾인 여행 수요가 단기간에 살아나기 어렵다는 얘기다.
지난해 일본에 이어 중국까지 항공기 운용에 차질이 생기면서 대다수 항공사들은 급격히 늘어나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한 항공사 사장은 “자금 부족이 항공사들의 핵심 문제”라며 “정부도 이런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어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 역시 LCC의 경우 항공권 환불이 급증하면서 유동성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중국에서 인천국제공항을 거쳐 미주나 유럽, 동남아시아로 가는 주력 항공화물 시장의 붕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중국노선 단항과 운항감축에 따른 대체노선 개설 등 사업계획 변경, 수요탄력적인 부정기편 운항을 할 수 있도록 신속한 행정처리를 지원한다. 또 피해 정도에 따라 착륙료 등 공항시설사용료 납부유예·감면, 항공사 과징금 납부 유예 등 여러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키로 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5일 중국노선 운항감축에 따른 항공사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한중 운수권과 슬롯(시간당 항공기 운항가능 횟수) 미사용분 회수유예 조치를 시행했다.
한편 항공업계 일각에선 단기적인 일회성 대책이 아닌 재난 등에 대비한 업계 공통 기금 마련 등 근본적인 해결방안도 함께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