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라임 2개 母 펀드, 자산 손실률 50% 미만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20.02.09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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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서울=뉴스1)


라임자산운용의 1, 2호 환매 연기 펀드인 ‘테티스 2호’와 ‘플루토 FI D-1’에서 회수 가능한 금액이 50%를 조금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의 펀드 회계 실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7일 저녁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실사 보고서를 라임 측에 전달했다. 지난해 11월 실사를 시작한 지 3개월여만이다.



2개 모펀드 회수 가능액 50% 약간 상회
라임의 총 환매 중단 금액은 총 1조6700억원에 달하고, 관련 펀드 가입자는 4000여 명에 달한다. 이중 이번에 실사 내용이 공개된 펀드는 해외기업에 투자한 플루토 TF(무역금융펀드)를 제외한 ‘플루토 FI D-1호’와 ‘테티스 2호’다. 환매 중단금액은 ‘플루토 FI D-1호’가 9000억원, ‘테티스 2호’가 2000억원으로 총 1조1000억원 규모다.

삼일은 모두 회수, 일부 회수, 회수 불가 등으로 펀드 자산을 구분해 실사를 진행했고, 라임에 각 자산별 회수 가능한 금액을 ‘범위 형태’로 제공했다. 펀드의 중간 실사 평가 결과 예상손실률이 40~7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번에 그 범위가 더욱 좁혀졌다. 해당 두 개 펀드에서 회수 가능한 금액이 절반을 조금 넘는다는 결과를 라임 측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펀드 규모가 총 1조1000억원인 것을 감안할 때 남은 자산이 5500억~6000억여원인 셈이다.



최종 회수율은 라임 측이 자체 시뮬레이션을 거쳐 펀드 자산별 기준가격을 산정한 후 정해진다. 라임은 내부 집합투자재산평가위원회를 통해 자산별 특성, 실사 이후 변화 상황 등을 반영해 각 자산별 적정 가치를 산정한다. 이를 기준가격에 반영하는데, 이에 따라 투자자 손실률이 확정된다. 이 과정에서 손실률 범위가 더 좁혀질 수 있다. 라임은 이를 14일 발표할 계획이다.

[단독]라임 2개 母 펀드, 자산 손실률 50% 미만
하지만 라임 모펀드 3개에 증권사들이 제공한 TRS(총수익스왑) 규모는 현재 총 6800억원이다. 신한금융투자가 5000억원, KB증권이 1000억원, 한국투자증권이 800억원이다. 이중 신한금투가 플루토TF에 제공한 3600억원을 제외하면, 두 모펀드에 총 3200억원 규모 TRS 계약이 걸려있다. 단순 계산하면 TRS 계약을 선순위로 갚고 나면 사실상 남는 자산은 2000억 중후반대다.


그러나 해당 증권사 TRS 금액은 이번 삼일이 집계한 자산 손실 내역이 반영되지 않았다. 자산의 잔존가치가 50% 수준으로 떨어졌다면 증권사들이 받을 돈 역시 2배로 늘어나게 되는 셈이어서 투자자들이 받을 돈은 대폭 줄어들 수 있다. 사실상 투자자들에게 돌아갈 돈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플루토TF의 경우 아직 실사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더 큰 손실이 예상된다. 해당 펀드 총 투자액 6000억원 중 2400억원을 맡긴 글로벌 무역금융 전문 투자회사 IIG가 폰지 사기혐의로 등록이 취소되면서 관련 펀드 자산도 동결된 상태다. 사실상 2400억원은 회수 불가능하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플루토TF의 경우 해외 자산이어서 실제 실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소요된다.

라임, CIO 신규선임…손실률 확정되면 분쟁조정·소송 봇물
[단독]라임 2개 母 펀드, 자산 손실률 50% 미만
라임은 지난 7일 신임 CIO(최고운용책임자)로 문경석 전 삼성자산운용 상무를 영입했고, 준법감시인에는 최재범 전 트러스톤자산운용 준법감시인을 선임했다. 문 CIO는 대체자산관리본부장을 겸직하면서 대체자산관리본부의 펀드 관리 및 자금 회수 업무에 집중하게 된다. 오는 10일 정식근무를 시작한다.

금감원은 또 대폭 줄어든 라임운용 인력을 보강하기 위해 오는 13일 상근과 비상근 각각 1명으로 구성된 상주 검사역을 라임에 파견하기로 했다. 그보다 하루 앞선 12일에는 라임 판매사 공동대응단이 라임 관련 분쟁을 협의, 관리하는 직원 3~4명을 보낼 예정이다.

14일에는 라임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사모펀드 개선안 및 현장검사 결과 발표된다. 당국은 그동안 규제 무풍지대에 있었던 사모펀드 내부통제 기준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진입 장벽을 높이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역시 이날 지난해 8~9월간 진행해온 라임운용에 대한 현장검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판매사들은 라임 ‘전담센터’를 설치, 환매 절차 등을 안내한다. 손실률이 최종 확정되면 이후 투자자들의 금감원 분쟁조정 신청이 잇따르고, 소송 등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편 '펀드런'이 지속되면서 한때 6조원에 달했던 라임자산운용의 순자산은 4조원 밑으로 주저앉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라임자산운용 전체 사모펀드 269개의 순자산은 3조8307억원으로, 라임 사태 이전인 지난해 7월말보다 2조2000억원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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